(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임하람 기자 = "국부펀드는 절대 자산의 가치를 보존해야 합니다. 그간 한국투자공사(KIC)가 자산 배분에 대해 해 온 고민이 코로나 위기 속에서 그 역할을 했습니다."

최희남 KIC 사장(사진)은 2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 사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위기 전 주식 비중을 줄인 덕에 코로나 19 영향을 덜 받았다고 말했다. 전술적 자산배분을 통해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선제적으로 조절했기 때문이다.

이후 주식 비중을 다시 늘리면서 수익률의 빠른 회복을 도모했다고 그는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외환보유고를 위탁받아 국부를 운용하는 엄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만큼, 위기 시에도 절대 자산 가치를 보존할 수 있는 투자 전략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말했다.

KIC는 지난해부터 성과 평가 기준에 절대 수익과 상대수익을 같이 반영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전술적인 자산 배분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왔다.

국부펀드로서 국부의 절대 가치와 구매력을 보존하려고 노력하면서도, 투자 수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장기적인 투자 방향을 고심해온 것이다.

최 사장은 "지난해부터 자산 배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며 "국부펀드라는 위치를 생각해보면, 절대 자산의 가치를 보존해야 하고, 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느낀 교훈이다"고 말했다.

또 위기는 예견하지 못한 상황에서 갑작스레 다가온다는 점도 자산 배분의 필요성을 다시 절감하게 한 계기라고 덧붙였다.

그는 "코로나19 사태의 특징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충격이다는 것이다"며 "시장에 충격이 오기 전에 전술적인 자산 배분을 해야 한다는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일시적인 이벤트가 아닌 수년간 경제에 영향을 미칠 장기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고, 경제 주체들의 행동·사고방식을 바꿔놓은 만큼 이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창궐 후) 중앙은행과 정부가 유동성 투입을 통해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조치를 엄청나게 많이 내놨다"며 "금융시장 하방 리스크는 어느 정도 진정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진행형이고 경제 재개가 아직 이른 만큼 미래를 낙관하기도 어렵다고 진단했다.

최 사장은 "경기 반등을 위해서는 실물 경제 개선이 필요한데, 실물 경제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 상방 잠재력도 크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기획재정부 외화자금과장과 국제금융과장, 금융정책국장,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 등을 역임하고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 이사를 거친 관가의 대표적인 '국제통'이다.

그는 관가에서 정책당국자로의 시각과 매크로 흐름을 파악했다면, KIC에서는 정책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실전에서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사장이 취임한 후 도입한 벤처투자프로그램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KIC 설립 목적인 효율적인 자산운용에 맞게 투자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그는 "지난해부터 다양한 벤처 회사에 투자를 시작했다"며 "투자 단위가 크진 않지만 적게 투자해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는 규모다"고 말했다.

이어 "본격적인 벤처 투자를 위해 올해 샌프란시스코에 사무소를 오픈할 예정이다"며 "KIC가 기업을 보는 시각이 한 단계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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