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카카오가 카카오페이를 앞세워 디지털 손해보험사의 설립에 속도를 내면서 관련 업계의 인력을 대거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카카오가 디지털 손보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만큼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등 경영진은 물론 정보통신기술(ICT) 인력들을 중심으로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보험업계의 고위 관계자는 2일 "최근 업계 전현직 임원과 경력 있는 애널리스트 등 일부가 카카오 측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ICT 인력들 또한 카카오의 디지털 손보사 출범에 술렁이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카카오의 경우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조만간 금융당국에 제출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카카오가 투자를 담당하고 카카오페이가 경영권을 갖는 방식을 통해 자체적으로 보험사를 설립하겠다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며 "조만간 승인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의 디지털손보사 설립이 임박한 데다 디지털 역량을 확충하려는 기존 손보사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향후 업계 차원의 인력 재편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평가도 늘고 있다.

실제로 국내 1호 디지털 손보사로 출범한 캐롯손해보험의 경우 현재 140여명의 직원 중 절반 이상을 IT 관련 인력으로 채우고 있다.

특히, 보험분야에 국한된 인력들을 주로 채용하기보다는 전자· 전자·통신, 이커머스, 게임 등의 비보험 영역의 인재들까지 가리지 않고 흡수하며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의 디지털 손보사 또한 차별화된 IT 인프라를 바탕으로 기존에 없던 생활밀착형 상품을 만드는 데 주력할 예정이어서 향후 관련 인력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또 다른 디지털 손보사인 하나손해보험의 경우에도 현재 10% 수준인 IT 인력의 비중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하나손보 관계자는 "아직은 하나금융에 인수되기 전인 더케이손해보험 시절과 인력 구성에서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향후 디지털 종합 손보사로의 빠른 전환을 위해 IT 관련 인력 비중을 지속해서 키워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위해 최근 법률자문을 받는 라이나생명이 해당 영역에 진입하는 방안을 확정할 경우 IT 인력 확충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도 있다.

이렇다 보니 업계 상위권 손보사들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경우 총 6천323명의 임직원 중 388명이 IT 관련 인력이다. 이는 전체 대비 6.14% 수준이다.

메리츠화재 또한 1천812명의 정규직 직원 중 IT 종사자가 6.18% 수준인 112명일 정도로 관련 인력 비중이 큰 편이다.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의 경우에는 전체 직원 수 대비 2~3% 수준이 관련 인력들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카카오가 세울 디지털손보사의 규모나 방향성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보유 인프라와 잠재력 등을 고려하면 대형 손보사들의 IT 인력들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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