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외국인이 짧은 시간 달러선물을 대량으로 매집하면서 그 배경에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등락하는 과정에서 외국인의 달러선물 포지션도 쏠림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2일 연합인포맥스 선물·옵션 투자자 일중추이(화면번호 3802)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30일과 전일 이틀에 걸쳐 4만5천계약 이상의 달러선물을 순매수했다.

전일 외국인은 1만9천737계약의 달러선물을 순매수했고, 지난 30일에는 2만5천352계약을 사들였다.

그 전까지만 해도 4거래일 연속 달러선물을 순매도하며 약 7만3천 계약을 팔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외국인들의 달러선물 매매는 대부분 방향성 매매라며 달러-원 환율이 오를 때 사고 내릴 때 파는 패턴이라고 전했다.

보통 현물환 시장의 영향을 받아 움직이지만, 달러선물 매매 규모가 클 경우 현물환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환시 참가자들은 지난 이틀간 외국인의 달러선물 매수세가 강하게 나오면서 오후들어 달러-원 환율을 끌어올리는 영향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A 증권사의 외환 딜러는 "외국인이 지난 이틀간 달러선물을 많이 사는 움직임이 있어 주시하고 있다"며 "보통 외국인은 다른 통화의 리스크온·오프에 따라 투기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인데 팔았다가 안 밀리니 반대로 꺾은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매집 물량이 많아 스팟시장에도 영향력이 있다"며 "아직 별다른 이벤트가 없고 방향성도 탐색하는 중이라 달러선물 매수가 얼마나 이어질지 봐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일주일간 달러-원이 1,200원을 하향 돌파하지 못하고 바닥을 다지면서 외국인이 다시 방향을 꺾은 것이란 추정도 나왔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는 "1,200원에서 달러-원이 막히면서 외국인도 방향을 꺾은 것으로 보인다"며 "유로화나 위안화 등 다른 통화도 변동이 없어 방향성을 못 주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들은 결국 불확실성 재료가 이어지면서 투자 심리가 취약해진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증시를 중심으로 위험 선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전일 장중 외국인은 장 막판 국내 주식에 대해 순매도로 돌아섰다.

실물 우려나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부각되면서 한 방향으로 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지난주는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도 경제재개가 이어지고 지표도 양호해 달러도 하락하는 분위기였다"며 "대북리스크 완화와 반기 말임에도 안정적인 외화자금시장을 반영하며 외국인이 달러선물 순매도로 방향성 거래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 혼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3분기에는 7월 미국의 추가 부양책 기대와 유럽회복기금 구체화 등 긍정적인 이슈가 있을 것으로 보여 방향성이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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