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2차 유행 때 더블딥 가능성 우려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비관적으로 경기를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이 같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는데, 연준은 이미 6월 회의에서 경제 재개가 바이러스의 2차 확산을 가져와 경기가 추가로 나빠질 가능성을 우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이날 발표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이례적인 불확실성과 전망에 상당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바이러스 "2차 확산의 가능성이 상당해" 경기 침체의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들은 일부 기업은 팬데믹으로 초래된 경제 위기를 버텨내지 못할 가능성이 있으며, 소비지출이 내년까지도 완전히 반등하기 어렵고, 더블딥 침체 가능성도 상당해 미국의 노동시장이 영구적인 타격을 입힐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언급해온 경기 불확실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놓은 것이다.

특히 위원들이 지적한 우려 중 하나는 정부의 가계 및 기업, 각 주 정부에 대한 지원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연준 위원들은 5월의 실업률이 13.3%로 하락한 점에 일부 안도하며 4월의 실업률이 침체의 바닥일 수 있다고 진단했으나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가계의 비상 저축 증가, 줄어든 고용과 소득으로 소비 지출의 회복이 올해 이후에도 빠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파월 연준 의장도 앞서 코로나 치료제나 백신이 나올 때까지 사람 간 접촉이 많은 산업인 식당, 콘서트, 카지노 부문이 완전히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위원들도 이날 의사록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구조적인 변화나 자발적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경제가 재개되더라도 일부 사업장들은 영구적으로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6월 회의는 많은 주가 경제를 재개한 9~10일에 이뤄졌으며 당시는 코로나가 지금처럼 빠르게 확산하지는 않을 때였다. 6월 10일 미국 내 신규 확진자 수는 2만3천명이었으나 이달 1일에는 5만명을 넘어서 최소 19개 주에서 경제활동 재개를 중단하거나 되돌린 상태다.

경제 재개로 인해 코로나 확진자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연준 당국자들은 코로나 확진자 수의 증가가 경기 회복 과정을 망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한 온라인 이벤트를 통해 "지금을 회복이라고 부르기엔 머뭇거리게 된다"라며 "궁극적으로 바이러스가 우리가 가는 길의 속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V자형 회복은 분명히 내가 생각하는 어떤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정책 당국자들은 지난 6월에도 침체가 지속하면 이는 경제에 영구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다며 특히 고용시장에서 이탈한 이들의 실업이 장기화할 경우 영구적으로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사록에서는 연준 당국자들뿐만 아니라 이들에게 전망치를 설명하는 연준 이코노미스트들도 4월보다 부정적인 경기 평가를 내놓았다. 4월은 미국이 거의 모든 주에서 봉쇄 조치를 단행할 때다.

연준 이코노미스트들은 하반기에 성장률이 눈에 띄게 반등하고 실업률이 하락하겠지만, 올해 완전한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더 비관적인 전망도 기본 전망 시나리오만큼이나 타당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더 비관적인 전망은 2차 유행으로 인해 성장이 타격을 입고, 실업은 다시 증가하며 자산 가격은 하락하는 경우를 말한다.

연준 이코노미스트들은 6월 회의에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신용 상환의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는 조기 신호가 있으며 비금융권 기업들의 신용 질이 크게 악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부채가 많은 기업의 대출 신용도가 4~5월에 크게 하락했으며 회사채 디폴트가 증가했다는 점을 우려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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