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서 3조6천억원을 지원받은 두산그룹이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산의 1호 매각 매물인 클럽모우CC 골프장을 시작으로 두산타워, 두산솔루스가 매각 막바지 협상에 들어섰으며 ㈜두산의 핵심 사업부 중 하나인 모트롤BG 역시 늦어도 다음 달 안에 새 주인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3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모트롤BG 매각 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CS)는 오는 13일 본입찰을 진행한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5~6개 국내외 사모펀드(PEF) 가운데 소시어스-웰투시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NH투자증권PE-오퍼스PE 컨소시엄 등은 본입찰에 참여를 확정했고 JKL파트너스 등 일부는 막판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에서는 "전략적투자자(SI) 등이 적극 나서지 않으면서 당초 예상보다는 흥행이 저조했지만, 인수에 상당히 적극적인 원매자들이 있어 딜 성사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 "가격 이견차도 절충이 가능한 수준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모트롤BG는 유압기기와 방산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로, ㈜두산이 2008년 옛 동명모트롤 지분을 52.9% 사들이고 이듬해 흡수합병했다.

모트롤BG의 지난해 매출액은 4천800억원, 영업이익은 390억원이다. 최근 중국 내에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유압 관련 업체의 성장세가 가파른데 주목받고 있다. 모트롤BG 중국 공장의 생산능력은 유압기 사업의 40%가량을 차지한다.

두산 측에서는 약 4천500억원~5천억원 정도 수준의 몸값을 기대하고 있으며, 인수 후보자들은 4천억원 초·중반대를 제시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두산은 모트롤BG 본입찰 이후 빠르면 이달 말, 다음 달 초께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하고 3분기 중으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등 매각 작업을 마무리 짓는단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두산은 올여름이 가기 전에 2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매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에선 두산 측에 3년의 기간을 줬지만, 두산은 알짜매물을 중심으로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 최대한 조기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두산은 지난달 29일 클럽모우CC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나금융-모아미래도 컨소시엄을 선정하고 1천85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두산그룹 사옥인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도 마스턴투자운용과 매각 막바지 협상에 들어가며 약 8천억원을 추가로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솔루스 역시 스카이레이크와 재협상을 이어온 결과 약 7천억원가량에 보유지분 61%를 전량 매각하기로 하고 계약 체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트롤BG까지 매각에 성공한다면 약 2조1천억원가량의 자산을 매각하게 돼 연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및 자본확충을 시행한다는 계획을 조기에 달성하게 된다.

두산은 자산 매각 1순위에 들어간 매물들이 모두 새 주인을 찾고 나면 인프라코어 등 2순위 매물들에 대한 매각 절차를 개시할 예정이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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