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NH투자증권이 판매한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판매액 4천327억원 규모에 자산운용사들이 '흔치 않은 규모'라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형 운용사들도 쉽게 팔기 어려운 규모를 '검증되지 않은' 소형 운용사 펀드가 달성한 것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지난 5월29일 기준 총 5천172억원의 사모펀드를 판매했다.

이는 같은 기간 NH헤지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판매금액인 6천818억원에 육박한다.

옵티머스운용의 펀드판매액은 NH투자증권의 계열사 신규판매 금액도 훌쩍 뛰어넘는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3분기 총 펀드신규판매 4조2천686억원 중 986억원(2.3%)어치를, 4분기에는 5조787억원 중 1천409억원(2.8%)어치의 NH아문디자산운용 펀드를 팔았다.

NH투자증권의 지난 1년간 옵티머스운용 펀드에 대한 판매 집중도는 매우 높았다.

예탁결제원이 집계한 미상환 펀드 기준 설정액은 NH투자증권이 총 4천327억원으로 한국투자증권 설정액은 287억원, 케이프증권 144억원에 비해 독보적인 수준이다.

사실상 NH투자증권이 90% 이상을 차지한, 주된 판매처인 셈이다.

현재 환매중단이 발생한 펀드는 총 1천176억원 규모로 폐쇄형이 906억원, 개방형이 270억원 수준이다.

옵티머스운용의 펀드는 2016년부터 한화증권 등 9개 증권사가 판매했는데 지난해 NH투자증권이 판매를 시작하면서 설정액이 급격히 불어났다.

2017년 491억원 수준이던 판매액은 2018년 1천598억원, 2019년에는 3천156억원, 올해 6월에는 5천151억원까지 늘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NH투자증권이 지난해 6월부터 이 펀드를 판매한 점을 고려하면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판매한 규모로는 과도하게 많은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운용사에서 대표 펀드로 내세운 펀드를 팔아도 1천억원 어치도 팔기가 어렵다"며 "그런데 1년 안에 5천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를, 잘 알려지지 않은 운용사의 상품을 팔아준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법인 판매 규모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도 아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고객을 살펴보면 개인은 2천685억원(51.92%), 법인은 2천461억원(47.58%)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금융기관 26억원(0.50%) 수준이다.

판매보수는 어떨까.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를 일으켰던 라임자산운용 펀드의 경우 판매 보수가 높았던 점도 한몫했다. 판매 보수로 떨어지는 수익이 높아서 증권사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판매했기 때문이다.

옵티머스운용의 펀드는 C클래스로 선취(A형), 후취(B형)가 아닌 연보수 형식으로 수수료를 내는 펀드다. 투자금이 전액 펀드에 투입되는 대신 연보수가 일할로 계산돼 빠져나가는 구조다.









예탁결제원이 공개한 수수료율을 보면 옵티머스펀드는 평균 100bp 정도로 전문사모펀드 수수료 평균 137bp보다 수수료 합계는 낮은 편이다.

이중 자산운용사가 가져가는 수수료가 29bp로 전체 평균 80bp보다 현저히 낮았지만 판매사가 가져가는 수수료는 65bp로 전체 평균 50bp보다 높다.

NH투자증권의 지난해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판매 규모가 컸던 이유로 '안정적인 저위험 상품의 부재'가 한몫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에 메자닌 등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투자 상품이 타격을 입으면서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상품에 몰렸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라임 사태가 심화하면서 투자처가 마땅치 않았고, 저금리 기조에서 저위험형 상품은 많지 않았다"며 "때마침 공공기관 매출 채권을 토대로 한 안정적인 투자 구조를 가진 상품이라는 생각에 자산가 중심의 개인과 법인 투자자들이 많이 투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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