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대외 악재에도 코스피의 하방 경직성이 강력한 이유에 대해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홍콩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지만,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가 안정적인 양상을 보이는 점이 '리스크 온' 심리를 뒷받침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대로 언제든지 위안화가 흔들리면 현재 흐름이 끊길 수도 있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달러-원이 1,200원대 초반대로 내려오기 시작한 지난 6월 초 2,190선을 고점으로 일부 조정을 받았으나 대체로 2,140선 부근에서 지지력을 나타내고 있다.

달러-원 환율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패닉이 나타난 3월 19일 1,296.00원까지 폭등했으나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고 지난 6월 11일 1,188.60원까지 내려섰다.

또 이달 들어선 1,200원 선을 중심으로 등락하면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미중 무역 갈등, 홍콩 국가보안법 관련 정치적 리스크 등 악재를 모두 흡수하는 모습이다.





<코스피(검은색)와 달러-원(붉은색) 추이 *자료:연합인포맥스>

달러-위안(CNH) 환율도 한 달 내내 7위안대에서 급등 없이 안정된 모습이며 홍콩 국가보안법이 시행된 지난 1일 이후에도 변동성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시장 심리는 노출된 대외 악재에 매우 둔감해져 증시에서의 변동성 지수도 큰 폭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7205)에 따르면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S&P500 VIX 지수는 지난 2일 27.68까지 내려섰다. 전 거래일 대비 3.28% 하락한 수치로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지난 6월 9일 27.57을 나타낸 이후 한 달 만에 최저치인 셈이다.

금융시장이 패닉을 보였던 지난 3월 18일 85.47까지 급등한 바 있고 지난 달 들어 대체로 30∼40 사이에서 등락했으나 미국 고용 호조로 나타난 경기 회복 신호에 시장의 심리가 리스크온 쪽으로 기울고 있는 셈이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6월 실업률은 전월 13.3%에서 11.1%로 하락하며 시장 예상치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비농업 신규 고용은 480만 명 증가해 시장 예상인 290만 명 증가를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 5월 250만 명 증가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홍콩 국가보안법 관련 미중 외교적 갈등 우려도 위안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고, 영구 실업자 증가가 계속되고 있어서 미 6월 비농업 고용 서프라이즈는 반쪽짜리"라면서도 "현재 주식 시장이 호재만 선별적으로 반영하는 점을 고려했을 때 헤드라인 숫자 서프라이즈는 위험 자산 강세론을 정당화하기 위한 좋은 근거"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 1일 홍콩 국가보안법이 시행된 다음날 아시아 증시는 오히려 강세를 나타냈고 홍콩 항셍지수도 코로나19 백신 기대에 더 크게 반응하며 전 거래일 대비 2.85% 큰 폭 오른 바 있다.

한 증권사의 외환딜러도 "코로나19 상황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고 불확실성이 있으나 1,200원 선에선 많이 오르지도 못하고 내리지도 않아 시장이 악재보다는 호재에 민감해 보인다"며 "대북 리스크나 코로나19의 재확산 혹은 백신 개발 여부 등 굵직한 재료가 나오지 않는 한 큰 방향성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 홍콩보안법과 관련한 이슈에 시장은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어 위안화를 포함한 아시아 통화들이 안정적"이라며 "증시에서도 이러한 영향이 반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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