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지난해 11월 20억위안 이상의 채권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지 못한 중국의 전자업체 동욱그룹(Tunghsu Group)이 500억위안(약 8조5천억원) 규모의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된다고 경제매체 차이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업체는 12억위안의 연간 순익을 기록했던 것에서 310억위안의 순손실을 나타낸 바 있다.

차이신에 따르면 지난해 동욱그룹의 회계장부에서 현금과 현금 등가물이 500억위안 감소했으며 매출채권이 550억위안 늘었다.

한 증권사의 채권 트레이더는 이것이 우연의 일치를 뛰어넘는 것이라면서 기존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현금과 현금 등가물을 매출채권으로 옮긴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동욱그룹은 광전자디스플레이 부품을 주로 생산하는 업체이지만 신에너지와 부동산 등 다른 사업도 하고 있다.

작년 11월에는 3곳의 상장 자회사 가운데 하나인 동욱광전이 18억위안 규모의 채권 이자와 원금을 상환하지 못했다.

업체는 유동성이 빡빡해 채권을 상환하지 못했다고 밝혔으나 당시 회계장부에는 182억위안의 현금과 현금 등가물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

동욱광전은 다른 채권에 대해서 4천100만위안의 이자 지급에도 실패했다.

이 같은 채무불이행(디폴트) 이후에 선전증권거래소는 동욱광전에 재무제표상으로는 작년 9월 말 기준 상당한 규모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부채 상환에 실패한 원인이 무엇인지 질의했다.

업체는 그러나 이같은 질의에 계속 답하지 않았다.

동욱그룹의 지난해 말 보유현금은 70억위안 미만이었으며 이는 2018년 말 560억위안에서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장부상 매출채권은 660억위안으로 전년도의 103억위안에서 크게 늘었다.

동욱그룹의 회계감사를 맡은 업체는 매출채권의 특성과 이것이 현금흐름에 미칠 영향을 확인할 증거를 획득하지 못했다면서 '의견거절'을 제시했다.

대형 회계법인의 한 파트너는 "내가 감사인이었다면 단순히 '의견거절'을 제시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정상적인 사업 환경에 동욱그룹과 같은 크기의 기업은 이처럼 드라마틱한 현금 변동성을 보여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업체가 현금을 관계를 맺고 있는 업체에 융자를 해주는 데 쓰거나 그것도 아니면 애초에 현금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더 그럴듯한 설명이라고 덧붙였다.

동욱그룹은 또 티베트 파이낸셜리징에 48.5% 지분을 갖고 있으며 1천380억위안의 투자이익을 거뒀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업체는 여러 차례 부채를 갚지 못한 데다 이미 다수의 은행이 고소한 상태다.

회계 감사업체는 이 투자소득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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