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금융투자협회가 고시하는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와 CD 유통 금리의 괴리 현상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아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그 배경으로 지난 5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 새로운 3개월물 CD 발행이 없는 상황을 꼽았지만, 은행들이 3개월물을 제외한 6개월물, 9개월물, 1년물 등을 발행하고 있는 만큼 대책을 마련할 여지가 충분한 데도 대응이 미진하다고 지적했다.

3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국민은행이 발행한 연내 10월 29일 만기가 도래하는 CD 유통물은 0.58%에 매도 호가가 나왔다.

같은 날 금투협이 고시한 CD 91일물 금리가 0.79%, 민간평가사 기준 AAA 3개월물 CD 금리가 0.71%인 점을 고려하면 각각 21bp, 13bp 차이가 나는 수준이다.

이처럼 CD 고시금리가 유통금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현상은 한동안 3개월물 CD 발행이 없었던 데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인포맥스 CD 발행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이 가장 최근에 발행한 3개월물 CD금리는 지난 5월 19일 하나은행의 CD로 1.02%에 발행됐다.

다만 3개월 이외 다른 만기 구간의 CD는 발행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CD 6개월물의 경우 지난 6월 12일 국민은행이 0.69%에 발해결 못 하나행했다. 실제로는 만기가 두 배 되는 CD를 91일물 고시금리보다 10bp 낮게 발행했다는 의미다. 9개월물 CD 역시 6월 16일에 0.85%에 발행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3개월 외에 다른 만기 구간의 CD 발행물 금리를 통해 고시금리에 반영하는 방안 등을 거론하면서 CD 금리 괴리 현상을 완화할 적극적인 대책을 주문했다.

이미 CD 금리가 유통금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현상은 지난 6월 초 이래 지속하면서 시장 내 가격 정보의 왜곡 내지 혼란을 야기한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연합인포맥스가 6월 4일 송고한 '고시보다 낮은 CD유통금리…스와프시장 '픽싱' 우려''제하의 기사 참조)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CD금리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며 "실거래가와 민평금리, 고시금리 간 차이가 역대 최고 수준인데 바로 잡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3주째 금투협 고시금리와 민평기준 CD 금리 차는 8bp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로 CD 괴리 문제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작년 7월 기준금리 인하를 앞두고 3거래일 동안 8bp 차이를 기록한 적 있지만 이처럼 장기간 괴리 현상이 방치된 적은 이례적이다.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91일을 제외한 다른 만기 CD는 발행되고 있는 만큼 이를 고시금리에 반영할 수 있는 산정 방식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CD 금리 산정 과정에서 지표가 되는 3개월물 CD는 시장에서 주목을 받아 은행 입장에서 발행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은행 역시 의도적으로 3개월물 발행을 피하는 게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은행이 CD금리를 기반으로 한 대출잔액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CD금리가 실제 유통금리와 다르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그만큼 이익으로 돌아오게 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6월 기준으로 CD금리 연동 원화대출 잔액은 19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고시금리 집계에 참여하는 증권사 역시 CD 금리 괴리 문제를 그대로 방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금투협은 10개 증권사를 선정해 CD금리를 제출받아 가장 낮은 금리와 높은 금리를 제외한 나머지를 산술 평균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증권사 채권 운용역은 "은행이 일부러 3개월물 CD 발행을 피해 6개월과 9개월만 언더로 발행하는 게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들 수 있다"며 "증권사 역시 무신경하게 호가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금투협은 다른 만기로 발행된 CD금리를 토대로 금리 차를 조정하는 방안 등을 비롯해 CD금리의 괴리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해 이른 시일 내 보완책을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투협이 CD 산출 방법 개선 작업을 하고 있어 조만간 발표할 텐데 CD 발행이나 거래가 많지 않아 개선의 여지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CD는) MMF 등 만기별로 매수 주체가 다르다 보니 선형성을 가져가기에 어려운 면이 있다. 시장에서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방안으로 의견을 물어보고 실제 테스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금투협은 올해 2월 내부적으로 지표관리사무국을 신설해 CD금리 산출 방법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다.



<금투협 91일물 CD 고시금리와 민평기준 AAA등급 3개월물 CD금리 차트>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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