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매각 행정절차 완료…산은-현산 수싸움만 남았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행정절차 완료…산은-현산 수싸움만 남았다
  • 이현정 기자
  • 승인 2020.07.03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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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행정적 절차가 사실상 완료된 가운데, 인수조건 변경을 두고 HDC현산과 산업은행과의 재협상 여부에 따라 매각 성패가 가려지게 됐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현산 회장이 지난달 25일 전격 회동하면서 인수조건 협상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지만, 이후 유의미한 진전을 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매각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HDC현산은 지난 2일 러시아 경쟁당국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한 기업결합 신고 절차가 마무리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과 각각 주식매매계약 및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하고서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를 시작으로 미국과 중국, 러시아, 터키, 카자흐스탄에서 인수 선행 조건 중 하나인 기업결합 승인 절차를 밟아왔고 러시아만 남은 상태였다.

올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면서 항공업계가 최악의 상황을 맞게되자 HDC현산은 지난 4월 말 주식 취득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증폭됐다.

HDC현산은 러시아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를 댔지만, 인수 여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나마 시한을 한시적으로 연장할 수 있었던 러시아의 기업결합 승인 절차까지 끝나면서 더는 실무적·법적 절차를 핑계로 결단을 미룰 수 없게 된 셈이다.

HDC현산은 지난달 본계약 체결 이후 인수를 위한 상황 변화가 생겼다면서 산은 등 채권단에게 인수조건에 대한 재협상을 요구한 상태다.

이에 산은은 협상테이블에 직접 나와 구체적인 조건을 먼저 제시하라고 재요구했고, 지난주 두 회장이 얼굴을 맞댔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요구사항을 다 들어줄 테니 또다시 재협상 등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달라"고 했지만 정 회장은 이에 대해 확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HDC현산은 아직 산은 측에 구체적인 요구조건을 제시하지 않은 상태로, 내부 논의를 통해 늦지 않은 시일 내 입장을 전달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최근 채권단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HDC현산은 거래 종료 일정 연기를 포함해 구주와 신주 인수 가격 인하 등 다소 민감한 문제들도 모두 요구 조건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협상 중에도 요구안을 추가 제시하는 등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마무리될 때까지 결론을 내리기보다 이런 상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절충과정을 거치며 재협상이 올 연말까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날도 HDC현산 측은 기업결합 승인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지만, 재협상을 통해 요구 조건이 관철돼야만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종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등의 진술·보장이 진실해야 하는 등 다른 선행조건이 동시에 충족돼야 HDC현산의 거래 종결 의무가 발생한다고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HDC현산이 계약서 상의 다른 조건들을 하나하나씩 뜯어 따지기 시작하는 것은 아시아나 인수보다는 계약 파기 쪽을 선택한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항공업이 내년 말까지도 정상화가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고, 인수 강행 시 정 회장도 자칫 배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산은이 좋은 조건을 제시하더라도 쉽게 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HDC현산이 결국 계약을 파기할 경우 협상 테이블은 법정으로 자리를 옮겨 분쟁에 돌입하게 된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급하게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것도 문제"라며 "코로나19로 상황이 급변했고, 산은이 재협상 요구를 받아들인 만큼 양측 모두 인수나 파기냐를 당장 결정짓기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건을 살펴 최종적으로 성공시키는 것이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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