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200원을 중심으로 한 단단한 레인지에 갇힌 가운데 거래량과 포지션 플레이도 위축된 모습이다.

6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 거래일 달러-원 현물 거래량은 57억 달러로 50억달러대에 머물렀다.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100억 달러를 상회하던 거래량의 절반 수준일 뿐만 아니라 지난 3월 올해 최저 거래량이었던 42억 달러를 기록한 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시장의 포지션 플레이도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환율 상·하방 재료가 혼재된 가운데 달러-원 환율이 박스권에 갇히며 방향성을 잡지 못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경제 충격에 대응한 세계 각국의 완화적 통화·재정정책으로 대량의 유동성이 풀리며 증시가 호조를 나타내는 점은 달러-원 환율 하락 재료이나, 코로나 재유행 우려와 홍콩을 둘러싼 미·중 갈등 등 상방 재료도 팽팽히 맞선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달 25일부터 2주 가까이 1,200원 부근의 레인지에 갇혀 있다.

이달 들어 달러-원 환율의 평균 일중 변동 폭은 5원이 채 되지 않는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매일 똑같은 장인데, 전망이 무의미한 시장 같다"며 "재료가 상충하면서 환율이 장단을 맞추어 한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고 레인지에 갇히다 보니, 딜러들도 손을 놓고 거래를 적극적으로 못 하는 레벨이다"고 말했다.

B 은행의 외환딜러도 "대부분 이슈가 소화됐고 새로운 뉴스도 없는 터라 시장의 모멘텀이 없다"며 "환율 방향성이 없는 가운데 다들 포지션을 잡지 않고 눈치 보는 모습이며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증시가 강세를 나타내며 달러-원 환율의 점진적 하락 가능성에도 힘이 실린다.

C 은행의 외환딜러는 "증시 흐름 등을 보면 달러-원 환율은 아래쪽인 것 같긴 하다"면서도 "다만 비드 물량이 계속 들어오며 하단을 받치는 양상이다"고 말했다.

달러-원 환율이 1,195원을 하향 이탈하면 1,190원대 초반까지 쭉 내려갈 수도 있겠지만, 포지션 플레이가 위축된 상황에서는 어려워 보인다는 진단이다.

D 은행의 외환딜러는 "정체된 상태라 환율 방향을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지만, 최근 롱이 좀 불안해지는 것 같은 느낌은 든다"고 말했다.

다만 중장기 대외 재료는 여전히 위쪽을 가리키는 모습이라 딜러들 견해도 엇갈린다.

E 은행의 외환딜러는 "아직 상승 재료들이 너무 다방면으로 산재해 있어서 숏 플레이를 하기에는 어렵다"며 "포지션을 잡기도 어려워서 다들 대기 중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미 증시가 유동성 영향으로 탄탄한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비슷한 흐름의 레인지 장세가 이어질 것 같다"면서도 "미국 재선 이슈, 미·중 갈등,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의 추가적 재정 확대 정책 등 여러 이슈가 있는데 다음 트리거가 무엇이 될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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