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배터리 굴기' 맞설 '韓 배터리동맹' 현실화하나
'中 배터리 굴기' 맞설 '韓 배터리동맹' 현실화하나
  • 이미란 기자
  • 승인 2020.07.07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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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만남으로 국내 배터리 3사 회동을 마무리하면서 '배터리 동맹'의 현실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이 전기차용 배터리 제조사 CATL을 중심으로 '배터리 굴기'에 나서면서, 한국에서도 배터리 동맹을 통해 국내 기업들이 협업 확대에 나설 필요성이 커진 상태다.

정의선 부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7일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 만나 전기차 배터리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정 부회장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기술 개발 현황을 청취하고 최 회장과 함께 배터리 생산라인을 둘러본 뒤 오찬을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삼성SDI와 함께 국내 3대 전기차 배터리 생산 업체이며, 내년 초부터 양산되는 현대·기아차의 전용 플랫폼(E-GMP) 기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현대차에 5년간 납품할 E-GMP 1차 물량만 10조원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차가 이르면 하반기 발주할 3차 E-GMP 물량도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회동으로 지난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만남으로 시작된 정 부회장의 배터리 3사 순회도 마무리될 전망이다.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 5월 충남 천안 삼성SDI 공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면서 배터리 3사와의 회동을 시작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기술을 현대차에 소개하고,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인 전고체배터리 개발 현황과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전고체배터리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800㎞에 달하며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해 대용량 구현 및 안전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에는 충북 LG화학 오창공장을 찾아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회동했다.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LG화학이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장수명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전고체배터리 등 미래 배터리의 기술과 개발 방향성을 공유했다.

장수명 배터리는 현재 배터리보다 5배 이상 더 사용해도 성능이 유지되는 배터리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기아차가 생산하고 있는 하이브리드카와 현대차의 코나 일렉트릭, 아이오닉 일렉트릭 등에 LG화학 배터리를 적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배터리 회동으로 현대차와 배터리 3사가 차세대 배터리 개발 등을 위한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전기차용 배터리 제조사 CATL이 대규모 연구개발센터 '21C 랩' 건설에 착수하고 테슬라, 제너럴모터스(GM) 같은 글로벌 전기차 업체와 손을 잡으면서 현대차와 배터리 3사의 협업 필요성은 더 커졌다.

CATL은 테슬라의 모델3에 적용할 고효율 배터리를 개발해 왔다.

이 배터리는 주행거리가 100만 마일(약 160만㎞)에 달하면서도 가격이 비싸지 않아 개발에 성공하면 테슬라의 전기차 가격을 휘발유차 수준 이하로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금속 중 가방 비싼 물질인 코발트 비중을 낮추거나 아예 없애고 대신 화학 물질 등을 활용해 에너지 저장 용량을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CATL이 고효율 배터리를 연내 테슬라 모델3에 탑재하는 데 성공할 경우 국내 배터리 3사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의 시장 장악력과 CATL의 고효율 배터리가 결합하면서 배터리 시장의 판도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CATL은 리서치 기관 SNE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27.9%로 1위를 차지했다.

그다음이 파나소닉으로 24.1%이었고, LG화학이 10.5%로 3위였다.

중국 시장을 제외할 경우 CATL의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지금처럼 글로벌 고객사를 여럿 확보해 나갈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3사와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전기차 3위를 목표로 하는 현대차 역시 전기차 시장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배터리의 안정적인 수급이 필수적이다.

업계에서는 배터리 동맹의 첫 움직임이 현대차와 LG화학의 전기차용 배터리 합작사 설립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완성차와 배터리 업계에는 이미 양사가 현재 배터리 합작사 설립을 추진 중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현대차가 완성차 생산 공장을 짓고 있는 인도네시아 델타마스공단 현지에서는 연초부터 현대차와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 설립을 검토한다는 말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와 CATL이 손잡은 만큼 현대차와 배터리 3사도 대응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며 "현대차와 배터리 3사가 협업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고 기술 및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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