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 와중에 시장 예상을 큰 폭 웃도는 깜짝 실적을 냈다.

코로나19로 언택트(비대면) 경제가 본격화하며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애플로부터 디스플레이 관련 대규모 보상금을 받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2.73% 증가한 8조1천억원, 매출은 7.36% 감소한 52조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이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는 것이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간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15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컨센서스를 실시한 결과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51조118억원의 매출과 6조5천38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관측됐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발표한 실적은 잠정치로 부문별 실적은 나오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다만 "올해 2분기 실적에 디스플레이 관련 일회성 수익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애플이 삼성전자와 계약한 디스플레이 패널 물량을 모두 가져가지 못하면서 보상금 약 9천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2분기에도 아이폰X 판매 저조에 따라 당초 계약한 올레드(OLED) 패널 물량을 주문하지 못하면서 삼성전자에 약 9천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 화상회의, 게임 등 비대면 수요가 늘며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실적도 견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버·PC 업체들이 코로나19로 인한 공장 중단 우려로 사전에 반도체 재고 축적에 나서며 반도체 수요를 견인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서버 업체들의 데이터센터 서버용 메모리 주문량은 전 분기 대비 9%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아마존의 경우 2분기 제조자 개발생산(ODM) 서버용 메모리 주문금액이 1분기보다 15% 증가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메모리 반도체 3강을 이루는 마이크론은 지난 3~5월 매출이 54억3천8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했다고 발표하며, 이유로 데이터 클라우드 수요 증가를 꼽았다.

업계에서는 또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도 각국 정부의 수요 진작 정책과 공격적인 프로모션, 여름철 성수기 진입 등의 영향으로 견조한 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했다.

디스플레이(DP) 부문 역시 애플의 보상금 지급과 함께 2분기 중화권 스마트폰 올레드와 액정표시장치(LCD) TV 수요 회복세에 힘입어 흑자를 냈을 전망이다.

다만 IT·모바일(IM) 부문은 코로나19에 따른 각국의 봉쇄로 수요가 줄면서 타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부터 북미와 유럽지역에서 코로나19에 따른 봉쇄가 해제되면서 스마트폰 판매 감소 규모가 당초 예상한 것보다는 덜할 수 있다.

또 4~5월에는 봉쇄에 따라 스마트폰 판매를 온라인·B2B 위주로 진행하면서 판매 비용과 마케팅 비용이 줄어 IM 부문의 순이익은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는 CE 부문과 IM 부문의 실적이 개선되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간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15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컨센서스를 실시한 결과 이들은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9조4천664억원, 4분기 9조6천63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대면 구매 비중이 높은 스마트폰 판매가 저조한 상황에서도 좋은 실적을 냈다"며 "앞으로 추가적인 거시경제 위기가 오더라도 높은 이익 방어력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노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해도 삼성전자는 기술력에 기반한 프리미엄 제품군을 통해 경쟁사 대비 높은 평균판매가격(ASP)을 나타낼 것"이라며 "거시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데는 기술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삼성전자가 입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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