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대상 대한항공 두고 자금 수요·시기 논의 지속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기간산업안정기금의 재원 조달을 위해 발행할 기금채 금리가 산업은행이 발행하는 산업금융채권(산금채)보다 최대 3bp 정도 낮게 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에만 1조원의 자금이 필요한 대한항공을 사실상 첫 번째 지원기업으로 정한 만큼 구체적인 기금채 금리 설정은 '언제 발행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됐다.

7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기간산업안정기금 운용심의위원회는 대한항공 지원을 위한 구체적인 자금 수요와 필요시기 등에 대한 실무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아직 대한항공이 정식으로 산업은행에 자금 지원을 요청한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운용심의회가 지난주 대한항공에 대해 지원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한 이후 세부 지원을 위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40조원 한도로 발행하는 기금채는 채권의 원리금 상환을 국가가 지급 보증한다. 상환 기간은 발행일로부터 5년 이내다. 발행금리는 시장금리를 참작해 별도 결정하게 돼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기금채의 발행금리 수준에 대해 관심이 크다.

운용심의회는 수차례 논의 끝에 기금채의 발행금리를 '시중금리+α'로 설정하기로 했다. 시중금리는 회사채 발행시 적용되는 민간평가사 3곳의 평균금리 수준이 될 예정이다.

신용등급이 없어 회사채를 발행한 이력이 없는 기업이 자금지원을 요청할 경우엔 산업은행이 직접 신용을 평가하기로 했다. 내부 지침에 따라 기업의 예상 부도율과 담보 비율 등을 고려해 리스크 프리미엄을 금리에 반영할 방침이다.

운용심의회는 이 같은 조건을 고려해 기금채 발행금리가 산금채보다 평균 1~3bp 정도 낮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발행 주체가 산업은행과 같지만, 정부 보증이 반영되는 만큼 산금채보다 소폭 낮은 수준에서 발행금리가 형성될 것이란 얘기다.

실제로 앞서 기금채와 비슷한 구조로 발행됐던 정부보증채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한국장학재단채권이나 예보상환기금채권 등이 대표적이다.

산금채와 금리 차이가 1~3bp 수준에 불과할 경우 3~5년물에 대한 구축효과도 제한될 것이란 게 시장의 평가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과거에는 보증채 발행에 대한 수급 부담으로 공사채 스프레드가 확대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며 "한도 40조를 채울 기업의 수요가 두드러지지 않고 있는 데다 현시점에서 발행 역시 분할해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장에 가해질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운용심의회는 대한항공이 자금 지원을 신청하는 즉시 여신심사에 돌입한다. 물리적인 평가 기간을 고려하면 여신승인은 이르면 이달 말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회사채와 ABS, 리스 부채 등을 포함해 오는 3분기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대한항공의 차입금 규모는 약 1조9천억원 정도다. 하지만 이날 1조1천269억8천만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등 급한 불은 끈 상태다.

운용심의회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하반기 필요자금을 1조원 정도로 보고 있지만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의 시기에 맞춰 기금채 발행이 진행될 것"이라며 "현재로선 첫 발행 시기를 알 수 없다. 당시 시장 상황이 금리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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