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하반기 들어 기관의 자금 집행이 재개된 가운데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미만의 단기구간이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장기 구간엔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공급 부담이 더해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장ㆍ단기 스프레드가 확대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고채 1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기준 0.710%로, 연고점인 지난 1월 1.355%와 비교하면 6개월 만에 64bp 이상 내렸다.

같은 만기의 국고채 민평금리는 지난 2일 연초 대비 77bp 넘게 하락한 0.552%를 기록했다. 기준금리인 0.5%와 비교하면 5bp 차이다.

크레디트 채권 또한 은행채를 중심으로 단기물이 강세를 나타냈다.

은행채는 'AAA' 등급 1년 만기 기준 민평금리가 연초 1.477%에서 전일 0.824%로 65bp가량 하락했고, 같은 기간 2년물 민평금리는 58bp 수준 내렸다.

장기구간에 속하는 7년물 금리는 연초 대비 36bp가량 하락했고, 10년물도 29bp 수준 내리는 데 그쳤다.

회사채는 'AA급' 이상 우량물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몰렸다.

회사채 'AA'급 단기물 민평금리는 연초 고점에서 하락한 뒤 지난 3월 반등했고, 재차 하락하며 전일 연저점 수준에 머물렀다.

1년물 금리가 연초 대비 46bp가량 하락한 반면, 7년물과 10년물은 같은 기간 27~28bp 수준 떨어지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장ㆍ단기 금리 스프레드도 벌어졌다.

국고채 1년과 7년 스프레드는 연초 24.1bp에서 70.9bp까지 확대했고, 10년과는 차이가 30.0bp에서 84.8bp로 커졌다.

국고채 3년과 30년 스프레드는 75.2bp로, 1년 새 42bp가량 확대했다.









최근 채권시장에서 단기물이 강세를 확대한 배경으로는 상반기 말 자금 회수에 들어간 기관이 하반기 들어 자금 집행을 재개한 점 등이 지목된다.

시중의 풍부한 유동자금도 단기자금시장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한국은행은 무제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1개월 연장해 이번 달까지 실시하기로 하면서 유동성 공급을 지속했다.

중ㆍ장기 구간은 3차 추경을 앞두고 올 3분기 적자국채 발행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공급 부담이 더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악재에도 각종 경기 지표들이 호조를 보이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약해지는 것도 상대적인 단기물 쏠림을 강화할 것으로 분석된다.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특별한 방향성을 잡기 어려운 장세 속에서 시중 유동자금이 풍부한 만큼 단기구간 강세와 이에 따른 장ㆍ단기 스프레드 확대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증권사 한 채권 딜러는 "최근 모멘텀이 실종돼 전반적으로 시장이 한산해진 모습"이라며 "지난 분기 말 기관이 자금을 회수하면서 발생한 약세만큼은 최근 들어 거의 회복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1년물은 시가평가 기준으로 기준금리와 거의 붙어있는 상태"라며 "기준금리가 실효 하한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추가 인하가 없을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횡보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크레디트 채권의 경우 우량등급과 단기ㆍ초단기 위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장ㆍ단기 스프레드가 크게 축소하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캐리가 나오는 단기로 수요가 몰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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