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달러 매도)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달러-원이 박스권에 갇히면서 수출기업이 외환시장에 달러를 내놓는 대신 외화예금 등을 통해 네고를 지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외화예금에 쌓여있는 자금이 스팟시장에 언제 유입될지가 수급에 중요한 재료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기준 기업의 외화예금 잔액은 649억4천만 달러로 전월 대비 29억6천만 달러 늘었다.

기업의 외화예금은 2017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기업이 수출 등으로 받은 달러를 환전하지 않고 외화예금으로 쌓아두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수출물량이 줄어들었음에도 기업의 외화예금이 가파르게 늘어난 데는 환율이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 19 이후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가 적극적인 통화·재정정책을 펼치면서 금융시장이 급속히 안정된 데다 글로벌 달러 약세 전망에 원화가 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더해졌다.

달러-원 환율이 1,200원을 밑돌고 있음에도 기업이 스팟시장에서 달러를 내놓는 대신 외화예금을 활용하면서 이전처럼 네고물량이 활발하게 나오지 않는 이유다.

수출업체 네고가 지연되면서 달러-원 변동성도 줄어들었다. 약달러 분위기에 결제물량은 꾸준히 등장하면서 달러-원의 하방을 막고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외화예금에 쌓여있는 네고가 스팟시장에 유입되는 시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네고를 언제까지 외화예금에 쌓아둘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글로벌 경제가 최악을 벗어났다는 기대가 있어서 환율이 위로 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레벨이 낮아짐에도 네고가 적극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도 "6월 말에 네고가 많이 나오긴 했지만, 환율 레벨이 깨질 것이라는 기대에 쉬어가는 분위기다"며 "외화예금이 언제 시장에 등장할지가 수급에 중요한 재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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