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외국인이 우리나라 자산시장에서 주식을 팔고 채권을 사는 등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8일 외국인의 엇갈린 자금 방향에도 현물환 시장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외국인 주식 자금의 향방을 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채권 자금은 규모는 크지만, 환 헤지를 통해 들어오는 만큼 달러-원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8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자 매매동향 일별추이(화면번호 3803)에 따르면 전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천915억 원어치의 증권을 순매도했다.

지난 6월 이후 최근 한 달 동안 외국인은 약 2조118억 원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지난 6월 말부터 달러-원 환율이 1,200원 부근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인 가운데 환시 참가자들은 외국인이 증권 순매수로 돌아서야 달러-원도 의미 있는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아직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은 매수세로 돌아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전일 주가지수 선물 시장에서도 외국인이 1천800억 원 이상 순매도하며 비관적인 전망을 키웠다.

환시 참가자들은 외국인 주식 매도세가 지속될 경우 역송금 경계를 부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전일 코스피 지수가 2,200선에서 상단이 막히면서 이를 넘어설 호재 없이는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흐름을 볼 때 원화 매도 및 역송금 경계를 부각시키는 재료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부진한 수출업체 네고물량과 더불어 현물환시장의 달러 공급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코스피 선물도 전일처럼 코스피 지수가 2,200선에 근접하면 외국인이 매도에 나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식과 달리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채권별 거래종합(화면번호 4556)과 투자주체별 거래종합(화면번호 4565)에 따르면 같은 기간 외국인은 11조 원 이상의 채권을 순매수했다.

그중 2021년 6월과 2023년 3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3년 만기 국고채를 각각 1조2천억 원과 1조1천억 원가량 사들였다.

환시 참가자들은 채권 자금이 환 헤지를 통해 들어오는 만큼 규모는 크지만 달러-원에는 중립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해석했다.

다만, 환 헤지 없는 주식자금은 달러-원에 상방 압력을 가하는 요인이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외국인 주식 자금은 안 들어오는데 채권자금은 들어오는 모습"이라며 "채권자금 유입이 재정거래 유인 때문인 것 같지는 않아 채권 자금과 커스터디 유입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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