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계 자동차 시장 지형이 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 자동차 시장이 중국, 미국, 유럽 등 세갈래로 나뉘며 최악의 위기에서 회복하려는 자동차 업체들의 노력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로나19 봉쇄에서 일찍 벗어난 중국은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은 여전히 침체기 때문인데 이는 펜데믹에 앞서 수요둔화와 전기차 이행에 따른 기술 비용 증가에 시달리던 자동차 산업계에 시름을 더했다고 저널은 설명했다.

이날 럭셔리 자동차 제조사인 BMW가 발표한 2분기 판매실적은 중국, 미국, 유럽의 시장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BMW는 지난 2분기 중국에서 전년 대비 17% 증가한 21만2천617대를 판매했지만, 미국과 유럽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40%와 46% 감소했다.







시장예측기관인 LMC오토모티브의 조나단 포스킷 애널리스트는 중국 신차시장 판매량을 올해 11% 감소한 2천280만대로, 미국은 22% 감소한 1천330만대, 유럽은 24% 감소한 1천570만대로 예상했다.

이런 상황은 1년 전에는 반대였다.

폴크스바겐이나 제너럴모터스(GM)처럼 중국 비중이 높은 자동차 업체들은 수요 감소와 전기차 투자 관련 비용 증가로 고전했다.

코로나19가 상황을 역전시켰다.

중국은 4월까지 펜데믹 이전 수준으로 판매량을 회복했고 지난 5월에는 전년 대비 6% 증가했다. 중국 자동차제조협회는 지난주 위챗에서 6월 판매량 예비치가 6.3% 증가한 228만대라고 공개했다.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할인과 저렴한 할부금융에도 급격한 판매 하락을 겪고 있다.

GM은 2분기 34%의 판매 감소를 공시했다. 토요타는 미국 내 판매가 3분의 1로 줄었고 피아트 크라이슬러는 미국 내 판매량 39% 감소를 보고했다.

자동차조사그룹인 와즈 오토는 지난달 미국 내 경차가 110만대 팔렸다고 전망했는데 전년 대비 27% 감소한 수준이다.

유럽에서는 5월 들어 신차 판매가 57% 감소했다.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 차가 전혀 팔리지 않았던 4월 78% 감소보다는 개선됐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는 올해 전망을 낮추면서 유럽의 신차판매는 25% 줄어든 1천만대 아래일 것으로 제시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유럽이 코로나19 이전 자동차 판매량으로 돌아가려면 수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애널리스트들은 유럽 자동차 산업이 최소 30% 이상의 설비과잉이어서 팬데믹 초기 파산을 피하기 위해 끌어모은 1조달러의 부채를 갚는 것도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폴크스바겐은 차량 재고가 쌓이자 지난주 터키 공장 신설 계획을 철회했다. 다임러 그룹의 메르세데스벤츠는 프랑스 로레인지역에 있는 함바흐 공장 매각을 밝혔다.

한편,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자동차 제조사 간 협력도 활발했다.

폴크스바겐과 포드는 지난해 1월 자율주행기술과 유틸리티 차량, 전기차 기술 공조를 위한 협력을 논의한다고 밝혔으며 지난달 26억달러 규모의 협상을 마무리했다.

포드는 폴크스바겐의 전기차 기술을 이용하며 포드의 트럭 시스템을 이용해 두 회사는 800만대의 유틸리티 차량을 생산한다.

피아트 크라이슬러와 푸조시트로엥그룹(PSA)도 합병 마무리에 한창이라고 저널은 전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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