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BBB' 등급의 채권 발행이 사실상 멈춰서면서 국내 채권 시장의 정상적인 작동이 멈추고 양극화는 더욱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우석 나이스신용평가 평가정책본부장은 9일 칼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에선 'AA' 등급 이상 채권만 소화가 되고 있고, 'A' 등급 채권의 발행은 오히려 감소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본부장은 'BBB' 등급 채권은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약 35%, 미국 채권 시장에서 약 4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비중에 5%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채권 시장의 허리인 'BBB' 등급 채권이 사라지면서 'BB' 등급 이하의 채권도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2000년대 초반에 30%를 상회하던 투기등급 채권의 수요는 정책금융 등에 따라 간신히 10% 초반의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고도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BBB' 등급의 기업이 줄고 상당 수의 기업이 'A' 등급으로 상향 조정되긴 했지만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내부지침 등을 통해 'BBB' 등급 이하 채권 투자를 기피하면서 등급간 금리 괴리도 심해졌다고 지적했다.

최 본부장은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BBB' 등급의 기업이 신용위험에 비해 높은 금리를 부담하는 것이 비정상적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BBB' 등급을 보유한 기업은 국내 전체 기업 중 상당히 우수한 신용도인데도 투자자가 없다보니 채권을 발행하려 해도 발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 본부장은 채권 시장을 완충해줄 'BBB' 등급 채권이 없다보니 'A' 등급에 대한 기피현상도 심화해 'A' 등급 시장도 약화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직접 금융시장의 주축인 채권 시장의 존속을 위해서는 'BBB' 등급을 살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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