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신한생명이 금융지주 소속 보험사 중 첫 번째로 법인보험대리점(GA) 자회사 설립에 나선 가운데 향후 이러한 현상이 업계를 중심으로 확산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판매채널 다변화를 위해서는 기존의 전속 설계사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필요하다는 평가와 함께, 아직은 자회사형 GA 설립이 수익성 향상에 직접적인 도움을 준 사례가 없다는 시각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생명은 내달 중 본격적인 영업 시작을 위해 자회사형 GA인 신한금융플러스를 최근 설립했다.

최초 납입 자본금을 200억원으로 확정하고서 이성원 전 신한생명 전략기획팀장을 새 대표로 선임해 둔 상황이다.

신한생명플러스는 구체적인 조직구조 세팅과 설계사 인력 채용 규모 등 세부적인 내용을 확정한 뒤 이르면 내달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기로 했다.

보험 판매 채널의 무게중심이 GA로 이동하는 추세를 반영, 채널 다변화와 기존 전속 설계사 조직과의 시너지 창출에 나서겠다는 게 신한생명의 목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시장이 이미 포화에 직면한 만큼 기존 설계사 조직만으로는 점유율 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하고자 추진한 사안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히, 신한생명은 전속 설계사 조직을 최대한 현재 규모로 유지하는 한편, 외부 영입을 통해 신한금융플러스의 설계사 수를 채우는 방안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생명은 현재 5천~6천명 수준의 전속 설계사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문제는 자회사형 GA가 아직 생보사들의 실적에 유의미한 효과를 주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신한생명을 제외한 금융지주 소속의 다른 보험사는 자회사형 GA 설립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수익성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확신이 없어 아직은 GA 자회사 설립에 적극적인 곳이 많지는 않다"며 "새 상품 공급이나 수수료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는 점도 진입장벽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생보업계에서는 삼성생명(삼성생명금융서비스)과 한화생명(한화금융에셋·한화라이프에셋), 메트라이프생명(메트라이프금융서비스), ABL생명(ABA금융서비스), 라이나생명(라이나금융서비스), 미래에셋생명(미레에셋금융서비스) 등 6곳이 자회사형 GA를 두고 있다.

하지만 이렇다 할 실적을 내는 곳은 많지 않다.

지난 2015년 설립 당시 10개 지사와 500여명의 설계사로 시작했던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올해 6월 말 42개 지사와 1천686명의 설계사를 보유하며 외형 확장에 힘을 주고 있다.

다만,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2016년 26억원, 2017년 31억원, 2018년 67억원, 2019년 51억원 등 적자를 지속하다가 올들어서야 상반기 말 기준 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수익권에 진입한 상황이다.

한화생명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GA자회사인 환화라이프에셋과 한화금융에셋은 지난해 각각 10억원, 21억원의 순손실을 낸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32억원과 12억원의 적자를 지속했다.

지난 2013년 설립된 라이나생명의 라이나금융서비스 또한 비효율이 누적되자 지난해부터는 일부 조직만을 남겨둔 채 사실상 사업을 접은 상태다.

라이나생명은 현재 정보통신기술(ICT)망 설계 등으로 사업 성격을 바꿔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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