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 증시가 연일 오르고 위안화 가치가 지난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팬데믹(세계적 유행병)을 이겨낸 중국 금융시장이 환호하고 있다.

그러나 주가와 위안화 가치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관영 매체는 투자자들에게 장기적으로 생각하라고 촉구했으며 중국 증권당국은 불법적인 마진거래에 나서지 말 것을 경고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9일까지 8거래일 연속 올라 16.5%나 상승했다.

시장의 과열 양상은 이날 상하이증시에 상장된 IT기업 퀀텀씨텍(QuantumCtek)의 주가에서도 나타났다.

상장 첫날 주가는 36.18위안에 시작해 10배 이상 오른 370위안에 마감했다. 업체의 시가총액은 4억1천100만달러에서 42억달러 이상으로 늘었다.

중국증시 강세의 핵심 요인으로는 경제전망의 개선이 꼽힌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다음주 발표될 2분기 국내총생산(GDP)에 주목하고 있다.

맥쿼리캐피털의 래리 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성장률이 전년대비 3% 올랐을 것으로 예상했다. 1분기에는 -6.8%를 기록한 바 있다.

그는 "이것은 'V'자형 회복세이다. 그러나 문제는 하반기까지도 얼마나 탄력적일 수 있느냐는 것"이라면서 연간 성장률은 2%로 제시했다.

주가가 빠른 속도로 오르자 주가 상승세를 지지하던 관영 언론의 분위기도 변했다.

신화통신 자매지 중국증권보는 지난 6일 사설에서 '건전한 불마켓'이라면서 분위기를 띄웠으나 9일에는 투자자들이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시장을 존중하고 장기적으로 합리적으로 투자하라고 강조했다.

매체는 "지난 2015년 나타난 비정상적인 주가의 변동성으로 인한 고통스러운 교훈은 아직도 우리 마음에 생생하며 우리가 적절한 방법으로 건전한 증시를 촉진해야 한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토 투자자들만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홍콩을 통한 교차거래에서 지난 1일부터 5거래일 동안 550억위안의 본토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달 전체 순매수 금액보다 많은 것이다.

외국인 투자 유입은 위안화 강세도 촉발했다.

9일 역내 위안화 환율은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7위안 아래로 떨어졌다. 역외 위안화는 지난 7일 장중 7위안을 하회했다.

노무라의 크레이그 챈 글로벌 외환전략 헤드는 달러화 약세와 중국의 경제 전망 개선, 중국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절제된 조치 등이 모두 위안화 강세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중국으로의 포트폴리오 유입 급증"이라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주식과 채권 매입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JP모건 에셋매니지먼트의 타이휘 수석 전략가는 주가 급등으로 인한 자산효과가 더 많은 소비지출을 촉발하고 경제 회복을 지지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가가 빨리 올랐지만, 투자자들이나 전문가 모두 거품 우려는 일축했다.

마진 대출 규모가 1조3천억위안을 돌파했지만, 이는 2015년 2조3천억위안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또한 상하이종합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5.4배로 2015년 고점 대비 매우 낮다.

DBS그룹의 네이선 초우 이코노미스트는 "아직 시장에 대규모 버블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2개 분기의 경기 회복세가 주가 급등과 보조를 맞추는 수준으로 계속될지에 모든 관심이 쏠려 있다면서 "만약 그렇게 된다면 문제없다. 모두가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렇지 않다면 조만간 조정이 나타날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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