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서울 채권시장이 연일 제한적인 움직임 속에서 박스권에 갇힌 모습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금리가 상ㆍ하단을 뚫을 변동성 요인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 통화당국의 기준금리 결정 등에 주목했다.

10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20-3호) 금리는 이달 들어 상단 0.853%와 하단 0.836%의 금리 사이에서 2bp 이내의 변동성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국고채 10년물(20-4호) 금리는 1.378%~1.409% 사이 약 3bp 폭 안에서 움직임을 보였다.

국채선물시장에서도 3년 선물 거래량은 전일 4만7천여계약으로 이달 초 11만계약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다. 지난달 하루 거래량 평균은 약 9만4천계약 수준이었다.

10년 국채선물 거래량은 전일 3만7천여 계약으로 지난달 하루 평균인 약 6만계약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시장 가격 자체가 거의 변동이 없다"며 "이 정도면 박스권 중에서도 다소 좁은 경우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별한 모멘텀이 없다 보니 외국인의 매수와 매도에 따라서만 금리가 흔들리는 장세가 펼쳐졌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박스권 장세가 연출되는 배경으로는 반기 말 환매 이슈와 3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따른 적자국채 발행 등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됐다는 점이 지목됐다.

각종 경제지표 호조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상충하는 등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선호가 뒤섞였다고도 분석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경기와 통화정책, 수급 등 측면에서 변동성의 트리거를 찾았다.

채권시장이 약세 전환할 요인으로 가장 많이 지목된 이슈는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임상시험 성공 여부였다.

반대로 코로나19의 2차 확산 시 지역 봉쇄조치 재개와 실물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금리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점쳐졌다.

기대 이하의 미국 경제지표가 잇따라 발표되는 경우도 서울 채권시장에 강세 재료로 꼽혔다.

채권 금리를 하락시킬 트리거로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 악화 가능성도 지목됐다.

기업들의 실적은 더 나빠질 게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아직 코로나19 여파가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신용평가사의 하반기 정기평가에서 코로나19 여파가 기업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신용등급 추가 강등이 이뤄질 것으로도 예상된다.

오는 16일 열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결과에 따라 박스권 장세가 흔들릴 수 있다고도 전망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했지만 경기 부양이라는 숙제 앞에서 통화당국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외에 미ㆍ중 간 무역 갈등 해소에 따른 리스크 온 모드 강화, 대북 관계 악화 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으로 금리가 상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현재 모멘텀이 없는 상태지만 민감도는 여전히 높아 이슈 하나에 민첩하게 반응한다"며 "박스권이라는 느낌이 들 때 방향성이 생길 때가 많아서 변동성을 키울 트리거에 대해 미리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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