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국민연금공단이 한도 끝까지 금융주를 담으려는 모습을 보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국민연금이 공시한 보유주식 가운데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은 BNK금융지주 주식이었다.

국민연금은 지난 3일과 7일 두 차례에 걸친 공시를 통해 BNK금융주를 총 957만8천346주 매입했다고 알렸다. 지분율은 최종 13.6%까지 올랐다.

국민연금은 지난 3일 BNK금융주뿐 아니라 DGB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의 주식도 각각 569만3천49주, 428만7천217주 사들였다고 공시했다. 여기에 지난 7일 DGB금융주를 41만2천62주를 더 담았다고 공시해 지분율을 10.28%까지 끌어올렸다. JB금융 지분율은 9.22%가 됐다.

지방금융주만 담은 건 아니다. 국민연금은 지난 3일 우리금융지주 주식을 764만9천529주 사들였다고 알렸다. 이에 따라 지분율은 9.88%로 올랐다.

국민연금이 최근 들어 금융주 중에서도 지방금융주와 우리금융주를 집중적으로 담았던 이유는 금융지주사 동일인 보유한도 10% 제한규정 때문이다. 금융지주사법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금융지주사 주식은 10% 미만, 지방금융지주사 주식은 15% 미만 보유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다른 시중은행지주 주식들은 이미 한도에 가까웠다. 지난 2월 초부터 이미 국민연금은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지분율은 각각 9.76%, 9.97%, 9.94%로 늘리며 한도 끝까지 채운 상태였다.

이에 한도가 남아있던 우리금융주와 지방금융주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은 지난 3월을 기준으로 우리금융지주 지분율이 8.82%로 다른 시중은행지주 지분율에 비해 낮았다.

국민연금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전망되는 금융주들을 사들이는 이유에는 높은 배당성향과 저가매수 매력이 꼽힌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금융의 배당성향은 26.55%다. BNK, DGB, JB금융의 배당성향은 20.86%, 21.18%, 17.05%다. 우리금융은 2분기 중 주가가 15.2% 상승하며 선방한 편이기도 했다. 지방금융지주들도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하면서 주가가 10% 이상 상승했다.

여기에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배대에 불과해 가격 메리트가 높다고 평가된다. PBR은 청산 가치로 수치가 낮을수록 해당 기업의 자산가치가 증시에서 저평가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금융 PBR은 0.24배고 BNK·DGB·JB금융은 0.18배, 0.15배, 0.24배를 보인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기관이 1분기에 순매도한 은행주를 2분기엔 순매수한 것은 주로 가격메리트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며 "우리금융은 국민연금 펀드 보유비중이 10%를 상당폭 하회하는 유일한 시중은행지주라 수급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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