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가 당분간 좁은 박스권에 갇힐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장단기 스프레드 움직임에도 시장참가자의 관심이 쏠린다.

한국은행을 향한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제한된 가운데 장기물을 중심으로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수급 부담이 작용하면서 커브는 연초 대비 큰 폭으로 확대했다.

이 가운데 기준금리가 상당 폭 인하된 후에 동결 기조가 이어졌고, 장단기 금리 차가 50bp 안팎을 등락했던 지난 2017년 초반 당시와 유사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0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국고채 3년과 10년물 금리 차는 1.3bp 오른 55.1bp를 나타냈다.

해당 스프레드는 지난 6월 이후에 종가 기준으로 50bp를 상회하는 가운데 변동 폭이 4.8bp로 좁은 범위 내에서 등락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최종호가수익률 국고채 3년과 10년 금리 추이 및 스프레드>



지난 2017년 초반에도 장단기 스프레드는 50bp 가까이 확대하며 횡보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2016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에 국내외 금리가 급등하면서 국고채 수익률 곡선은 가팔라지기 시작했다. 그 이후에 종가 기준으로 2017년 5월 15일 59.1bp에서 고점을 기록하고 60bp를 넘기지 못하는 등 스프레드는 박스권에 갇히는 모습을 연출했다.



<지난 2017년 상반기 최종호가수익률 국고채 3년과 10년 금리 추이 및 스프레드>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7년 당시와 국고 3년과 10년 커브 움직임이 비슷하다"며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끝나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해외 금리가 급등했고 국내 금리도 올랐던 사례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2017년 역시 불확실성이 많고 저성장 우려가 높아지던 때로 2012년과 2016년, 2019년 등 몇 차례 있었다"며 "2017년 말에 주가가 급등한 배경에는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완전 호황을 누렸던 영향이다"고 말했다.

당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2016년 6월 1.25%로 인하한 이후에 2017년 11월 금리 인상 전까지 동결 기조를 유지했다. 높은 수준의 가계 부채 등 금융 불안정 우려에 금리를 올리기까지 1년 5개월 동안 통화 완화 기조를 이어온 셈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장단기 스프레드는 과거 사례를 참조해 추정하는데 지난 2017년 경기 상황이 현재와 유사하다"며 "물가와 경기 모두 하방 우려가 있었고 한은의 기준금리 역시 당시 최저 수준인 1.25%에서 동결 기조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 상황과 2017년 당시 장단기 스프레드 움직임을 단순 비교하기에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 커브가 스티프닝 되는 모습은 기술적으로 유사하지만, 펀더멘털이 달라 향후 스프레드 추이까지 전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당시 2017년에는 금리 인상 우려가 있었지만, 지금은 발행 물량 부담에 커브가 스티프닝되는 상황이다"며 "오히려 경기 상황을 보면 지난 2013년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 남유럽 재정위기가 왔을 때와 유사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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