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정부가 다주택자 세금 부담을 확대하는 새로운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세금으로 부동산 가격을 잡을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10일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를 2주택 이상으로 확대하고, 세율도 8~12%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렸다"며 "다주택자와 단기 주택거래자의 부담이 커졌지만 부동산 가격 하락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이들은 "이번에도 (부동산 안정이) 안되면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부동산 가격은 대부분 조정 분위기를 보이겠지만 공급 확대가 없는 한 세금으로 부동산 가격 하락을 유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다주택자, 무주택자를 나누는 것은 미스"라며 "서민,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규제지역 담보대출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을 10%포인트 우대해줬으니 주택 매수는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세금이 먼저가 아니라 무리하게 집 사는 걸 차단하는 안이 필요할 것"이라며 "(매수할) 능력 있는 사람들은 세금 부과에 대한 저항이 별로 없지만 무리하게 산 사람들한테 세금 인상하면 조세 저항이 너무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책에서 증여세 관련 규정이 빠진 것은 미흡한 대목이라고 짚었다.

다른 증권사의 관계자는 "이번 대책은 다주택자들의 종합 세율을 강화했는데 강남에 고가아파트를 다수 보유한 경우 세율 부담이 클 것"이라며 "단기 양도세율을 70%까지 높인 점도 단기간 차익실현을 못하게 하려는 안"이라고 봤다.

이어 "결과적으로 매도 물량이 나오겠지만 가격이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지나야 공급 이슈가 생길 것으로 예상돼 이번 정책은 단기 영향에 그칠 것"이라고 봤다.

그는 "대부분의 다주택자가 증여하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큰데 이런 대책이 비어있다"며 "공시가격 기준 증여와 세율감면 등을 열어둔 것은 다주택 고위공직자들이 있는 상황에서 미흡한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부동산 정책이 건설주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하나금융투자는 "주택정책발 투자심리는 건설주에 부정적"이라며 "반면, 재건축 규제 지속에 따른 인테리어 리폼 수요에 대한 기대감은 높으며, 이미 한샘 상반기 실적에서 이 부분이 표출됐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이날 오후 2시41분 현재 현대건설은 전일대비 2.49% 하락한 3만3천300원에, 대림건설은 전일대비 0.77% 하락한 2만5천800원에 거래됐다. GS건설은 전일대비 3.58% 내린 2만5천500원에 거래됐다.

반면, SK건설은 전일대비 1.53% 오른 1만9천900원에, 동부건설은 전일대비 0.49% 오른 1만200원에 거래됐다.

정부는 이날 3주택 이상 및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에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3.2%에서 6%로 인상하기로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다주택자의 경우 주택의 시가(합계 기준)가 30억원이면 종부세가 약 3천800만원, 50억원이면 약 1억원 이상 정도로, 전년보다 2배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인상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증여세에 대해서도 별도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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