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지난 20년 가까이 연평균 40% 이상의 이익을 내며 운용 성적으로 워런 버핏을 압도하는 성과를 내고있는 미국 대형 헤지펀드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의 창업자 짐 시몬스는 과연 어떤 종목에 투자하고 있을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몬스의 핵심 투자 리스트에는 의약·의료 관련주가 있다고 10일 분석했다.

르네상스는 기업실적이나 경기지표를 참고하는 게 아니라 통계적인 방법으로 가격이 제대로 매겨지지 않은 종목을 찾아 이익을 쌓아 올리는 방법을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대량의 주식을 빈번히 거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시점 르네상스의 주식 보유 종목 수는 약 3천400개다.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70배 이상에 달한다.

르네상스의 주식 보유액은 1천20억달러(약 122조원)로 한 종목당 평균 보유액은 약 3만달러지만, 보유액이 1천만달러 미만인 종목이 2천200개를 넘는다.

보유 기간은 짧으면 몇 시간, 길어도 2~3개월인 것으로 추정됐으며 따라서 3천400개 종목의 대부분은 3월 말 시점에 우연히 잔고가 남아있는 종목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니혼게이자이는 시몬스에게 또 다른 모습도 있다고 평가했다. 핵심이 되는 종목은 중장기로 천천히 보유액을 쌓아올리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핵심 종목은 일부 업종에 치우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 말 현재 르네상스의 종목 보유액 1위는 미국 제약회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36억7천만 달러)이었고, 2위는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노디스크(16억7천만달러)가, 3위는 미국 바이오 의약사 버텍스 파마슈티컬즈(16억3천만달러)가 차지하고 있다.

미국 바이오젠과 아일랜드 앨러간 등을 합치면 상위 10위 가운데 7개 종목이 의약·의료 관련주다.

특히 상위 3개 종목은 지난 2년간 10위권 내에 머무른 부동의 핵심 종목이라고 할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해당 종목들이 정보가 공개되는 분기 말마다 우연히 상위에 올랐다고 생각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이름을 날린 미국 길리어드도 르네상스 투자 순위 11위에 올랐다.

신문은 시몬스가 왜 의약품 관련주를 좋아하는지, 코로나19 사태라도 예견했는지 의문이 들지만 한가지 주목할 점은 해당 종목의 주가 변동률이 낮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년(2018년 3월 말~2020년 3월 말)간의 가격 범위(고가와 저가의 차이)를 2018년 3월 말 주가로 나눈 '변동률'을 산출해보면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은 41%로 S&P 지수의 43%를 밑돈다. 신문은 7개 종목 중 4개 종목은 50% 전후를 기록했다.

핵심 종목에는 성장주도 포함돼 있다. 르네상스가 12억달러어치 보유하고 있는 멕시코 음식 체인점인 미국 치포틀 멕시칸 그릴은 지난 2년간 주가가 2.5배 높아졌다.

상위 10위 리스트에는 들어가지 않지만 시몬스가 최근 발을 들이고 있는 곳은 채권 전자 거래 서비스 업체인 마켓액세스홀딩스다.

보유 규모가 2018년 3월 6천500만달러에서 올해 3월 말 3억9천900만달러로 급증했다. 해당 업체는 코로나 사태로 채권 트레이더의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가정에서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개인투자자들이 시몬스의 AI 매매를 따라할 순 없겠지만 핵심 종목을 주의깊게 살펴보면 투자 팁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jhm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4시 33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