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기대가 다시 커져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8bp 상승한 0.633%를 기록했다. 장중 0.6%를 하회하며 지난 4월 21일 이후 가장 낮아지기도 했다. 이번주 3.7bp 올랐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4bp 오른 0.153%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1.8bp 상승한 1.326%를 나타냈다. 주간으로는 10.5bp 내려 최근 한 달 동안 가장 큰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45.6bp에서 이날 48.0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코로나19 확산세는 빨라지고 있지만, 치료제 기대가 커져 투자자들은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보다는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으로 쏠렸다.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사망 위험을 대폭 줄인다고 밝혔고, 세계 유수의 제약사들과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개발 중인 독일 바이오기업이 내년까지 대량 생산을 자신했다.

장 초반만 해도 계속 늘어나는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추가적인 경제 봉쇄로 이어지고, 최근 경기 회복을 막을 수 있다는 우려에 미 국채는 올랐다.

10년과 30년 등 장기물 국채수익률 낙폭이 두드러져 지난 4월 말 경제 봉쇄 조치 완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10년과 30년 수익률 곡선은 5월 14일 이후 가장 평탄해졌다. 5년 국채수익률은 장중 0.258%를 터치,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영란은행(BOE)이 향후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예상 속에서 영국의 2년, 5년, 10년 국채수익률 역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미국에서 전일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6만3천 명 이상을 기록, 하루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간 미국 생산량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텍사스주는 코로나19 위기가 시작된 이후 일간 가장 큰 사망자 수를 보고했다.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의 안드레이 쿠즈네소브 선임 신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전세계 불확실성이 커졌고 저축도 많아졌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보다 보수적인 방법으로 자금을 투입하려 한다"며 그 결과 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자산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에도 미 국채시장의 변동성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옵션 가격에 내재된 국채수익률 변동성 지표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무브 지수는 50으로 떨어졌다. 3월 투매가 정점에 달했을 때는 150을 넘기도 했다.

쿠즈네소브 매니저는 "이는 연준과 다른 중앙은행이 신용거래와 자금조달 시장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주식시장의 변동성 지수인 VIX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앞서 극심한 주가 움직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추가 봉쇄는 취약한 투자자들의 자신감을 떨어뜨려 보다 안전한 자산에 대한 수요를 촉진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FH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장기 국채수익률이 이번주 레인지 하단으로 떨어지는 데 별다른 문제가 없었는데, 이는 봉쇄 속에서도 팬데믹은 살아남았기 때문"이라며 "통화 부양책은 발표됐을 때가 가장 효과적이기도 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앞으로 3~4개월 동안 바이러스의 경제적 충격과 싸우기 위한 도구로는 재정과 정부 정책, 개인의 규율이 남게 된다며 "정부 조치의 성공적인 이행과 개인의 책임 가능성은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가 낼 수 있는 단기적인 효율성보다는 항상 낮다"고 지적했다.

가르다 캐피털 파트너스의 팀 매그누슨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채권시장은 일반적으로 주식시장보다 경기를 더 잘 읽는다"며 "장기물 국채수익률을 보면 미국 내 감염 증가에 대해 채권시장이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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