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3일 서울 채권시장은 국고채 10년 입찰에 따른 수급 부담과 미 국채 금리 상승을 반영해 장기 중심으로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전 거래일 홍남기 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의 금리 발언과 미국 금융시장에서 나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관련 소식도 약세 재료로 꼽힌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거래도 주시할 사항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3조3천억 원 규모 국고채 10년 입찰을 시행한다.

전 거래일 장중 대부분 강세가 이어지면서 입찰을 준비하는 참가자들에게 유리한 상황이 펼쳐졌다. 수량 부담이 크지만, 국고 20-4호의 대차 잔고가 크게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입찰 후 헤지성 매도 물량 출회는 생각보다 적을 수 있다.

홍남기 부총리의 금리 발언은 예상치 못한 이벤트다. 홍 부총리는 지난 10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아마 (기준) 금리는 부동산 시장과 연계해서 생각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과거 사견을 전제로 물어도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답변을 거부했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엔 메시지를 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은행도 최근 출구전략을 계속 언급하는 가운데 나온 정부의 메시지는 유동성 잔치가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종료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파티가 한창일 때 펀치볼(Punch bowl, 칵테일을 담는 큰 그릇)을 치울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오랜 격언이다.

금융안정 이슈가 시장 안정에서 금융 불균형으로 다시 모이는 현시점에서 한은이 파티 종료를 준비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이를 반영해서인지 시장 반응도 거셌다. 전 거래일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사들이고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가 지속하는 상황에서도 국내 기관들이 국채선물을 대거 매도하면서 채권시장은 약보합세로 전환했다.

전 거래일 미국 금융시장에서 전해진 백신 개발 소식도 이른 시점에 파티가 끝날 수 있다는 전망을 강화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을 통상적 치료법과 비교해 60% 이상 줄인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화이자와 함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바이오엔테크의 위구르 사힌 최고경영자(CEO)는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올해 말까지 규제 당국에 백신 허가를 신청할 준비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당국의 백신 승인 전까지 수백만회 복용량을 생산할 수 있고, 2021년 말까지는 10억회분 이상을 만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백신 개발 소식에 뉴욕 증시는 강세를 보였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44% 상승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1.05%와 0.66% 올랐다.

위험선호에 뉴욕 채권시장은 약세를 나타냈다. 미 국채 10년물은 3.69bp 상승한 0.6455%, 2년물은 0.01bp 오른 0.1648%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노동부는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2%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0.4% 상승을 하회하는 결과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 10일(현지시간) 1,200.50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0.2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204.50원) 대비 3.80원 내린 셈이다. (금융시장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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