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집값 급등이 사회 전반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점검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부동산 가격 급등 원인으로 정부의 정책 실패가 주로 지적받고 있지만 기준금리를 통한 유동성 조절도 부동산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13일 한국은행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주택가격 매매지수와 한은의 기준금리는 올해 들어 매우 강한 역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기준금리가 하락하는 와중에 주택 가격이 오르는 양상이 분명했다는 의미다.

기준금리는 올해 초 1.25%에서 0.5%로 0.75%포인트 떨어졌고, 같은 기간 전국 주택가격매매지수는 101.13에서 102.86으로 상승했다. '마이너스(-) 1'과 '1' 사이에서 움직이는 상관계수는 -0.9532를 기록했다.

이는 엑셀함수를 통해 계산한 결과로 '-1'에 가까울수록 역의 상관관계가 강하고, '1'에 근접할수록 강한 정의 상관관계를 나타낸다.

금융시장에서는 집값 급등이 부동산 정책에 실패한 정부에도 책임이 있지만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를 통한 유동성 공급 확대가 적잖게 영향을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은행 중심의 금융시스템 체계에서 유동성 확대정책이란 은행 대출 증가 유도 정책"이라며 "내수 부진, 구조조정 지연 등으로 대출자금이 실물투자로 연결될 가능성이 적은 상황에서 유동성 확대정책은 부동산, 주식 등 자산효과 견인 정책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정부가 2018년 하반기 9·13 대책으로 주택시장 안정을 이뤄낸 바도 있다며 그 첫째 이유로 2018년 11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꼽기도 했다.

실제로 2018년 한은이 금리를 인상하자 전국 주택가격 매매지수는 2018년 12월부터 2019년 8월까지 9개월 연속 하락했다.

2018년 11월~2019년 8월 광의통화(M2)의 전년 대비 증가율도 6.2~6.8% 사이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였다. 반면 올해 4월 M2 증가율은 9.1%로, 4년 7개월만에 최고치다.

시계열을 확장하면 지난 2017년에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과 주택가격 상승이 함께 나타나기도 했다. 2017년부터 계산한 두 지표의 상관계수 역시 -0.2854로 올해만 비교한 것에 비해 역관계가 약화한다.





시장에서는 이주열 한은 총재가 최근 통화정책 정상화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부동산 가격 급등을 의식한 측면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6월 물가안정목표 점검 설명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통화 완화 정책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위기가 진정되면 확장적인 조치들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해 나갈 방안에 대해서도 미리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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