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200원을 중심으로 한 공방을 이어가는 가운데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의 포지션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외환시장도 유동성에 기반한 주식시장 강세에 연동해 하락해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미·중 무역갈등 등 굵직한 불안 요소는 잔재하고 있어 마음 놓고 달러-원 환율 하락 베팅을 하기는 어렵다는 견해가 나온다.

특히 코로나19 등 펀더멘털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증시가 랠리를 보이면서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자산시장 흐름이 버블에 가까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3일 서울환시에 따르면 환시 시장 참가자들도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해 포지션 설정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그간 여러 악재에도 시장은 유동성 및 증시 랠리에 반응해온지라 단기적인 달러 숏 포지션을 잡았지만, 서서히 롱에 대한 고민을 해야하는 시점이라는 주장이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펀더멘털 측면에서 나아진 점이 없는데, 시장은 기대감으로만 달려왔다"며 "기대감으로만 올라선 장은 외부 충격에 금방 무너진다는 점에서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미국, 중국 증시 등에서는 하방 손실 위험이 더 크다고 본다"며 "이번 주부터는 달러-원 환율을 롱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B 은행의 외환딜러도 "최근 숏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다시 위쪽을 보고 있다"며 "자산 시장과 실물 경제의 괴리가 인식되며 시장의 구심점이 펀더멘털 쪽으로 회귀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중국 자산이 한동안 더 강세를 보일 순 있지만 2015년 버블의 데자뷔 느낌도 든다"며 "유동성 잔치가 끝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루걸러 하루 리스크 온, 오프 분위기가 전환되는 상황에서 시장이 다시금 악재에 주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C 은행의 외환딜러는 "시장에 숏이 워낙 많았던 것 같다"며 "포지션 자체가 과매도 상태였던 것 같고 그간 미·중 갈등, 남북 이슈, 코로나19 등 여러 악재를 무시하고 내려온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시장은 호재만을 선별적으로 반영해 왔는데, 분위기가 급변하면서 다시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1,190~1,210원의 큰 레인지에 갇혀 있는 달러-원 환율이 레인지 상단을 확인하는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란 의견도 관측된다.

D 은행의 외환딜러도 "달러-원 환율은 그간 레인지 하단에서 머물러왔다"며 "코로나19도 진정되지 않고 미·중 갈등은 격화, 달러 유동성도 떨어지는 상황이라서 레인지 상단을 확인하는 수순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그러면서도 "새로운 재료가 없는 상황에서 달러-원 환율이 오른다고 하더라도 1,220원 이상으로 오르지는 못할 것"이라며 "글로벌 팬데믹 상황이 악화하거나 경제의 심각한 상황이 도래하지 않는다면 레인지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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