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UBS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인플레이션 급등 가능성을 제기했다. 팬데믹 2차 유행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전면적인 경제 봉쇄로 물가가 크게 치솟을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BI)에 따르면 UB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투자자의 가장 큰 관심은 코로나19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으며, 경제 봉쇄가 광범위하게 다시 시작된다면 어떻게 되는지 많은 사람이 궁금해한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인플레이션의 '위험한 급등세'(dangerous spike)가 결과적으로 뒤따를 수 있다는 게 은행의 설명이다.

인플레이션의 예상치 못한 급등 가능성은 코로나19 이전에 주요 기관을 중심으로 제기된 바 있다. 블랙록과 JP모건, 모건스탠리는 경기가 약간의 과열 흐름을 보이며 인플레이션이 크게 치솟을 수 있다고 예상했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UBS가 인플레이션을 재차 경고하고 나선 것은 급격한 공급 부족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UBS는 "우리는 기본적으로 현재 경제가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것으로 보진 않지만,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숫자가 계속해서 많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런 테일 리스크(꼬리 위험)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인플레이션 급등은 거의 사전 경고 없이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세계 2차대전 직후의 경제 상황과 현재를 비교했다. 당시 미국 경제는 공급 부족과 견실한 소득 증가, 높은 재정 부채 등이 나타나고 있었다.

UBS는 "지금 인플레이션의 급등을 전망할 만큼 당시와 상황이 유사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미국이 또 다른 전면적인 경제 봉쇄를 겪는다면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면적인 경제 봉쇄는 상당 수준의 공급 부족을 촉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UBS는 "광범위하면서도 오래 유지되는 봉쇄 조치는 상당한 기업의 영업 중단과 그에 따른 상품과 서비스의 생산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2차 세계 대전 이후의 공급 부족 현상과 유사해진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코로나19로 디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소비 활동이 급감하면서 제품 가격도 크게 떨어지고, 그에 따라 기업의 경영 악화와 소비 활동 저하의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UBS가 인플레이션 급등을 언급하기 시작한 것은 당국의 강력한 경기 부양책 때문이다.

은행은 "높은 실업률에도 경기 부양책과 실업 급여 대책 강화, 세금 감면, 급여보호프로그램(PPP) 등으로 가처분소득이 떨어지지 않게 된다"며 "그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공급보다 수요 측면을 뒷받침하는 정책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경제 봉쇄가 다시 시작될 경우 공급 부족이 크게 심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UBS는 인플레이션 급등에 따라 주식시장도 크게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은행은 "과거 경험이 맞았다면 인플레이션 급등은 증시에는 재앙"이라며 "소비자물가가 상승하며 기업 실적은 바닥을 치고, 인플레에 대응하는 통화정책은 주식을 더욱더 악화시킨다"고 소개했다.

지난 1970년대 인플레이션이 2년 동안 11% 급등하는 사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은 40% 하락한 바 있다. 1980년대에는 폴 볼커 연준 의장이 인플레에 맞서 역사적으로 금리를 높게 올렸고, 채권 매력도가 높아지면서 주식시장은 크게 가라앉은 바 있다.

BI는 "현시점에서 주식시장이 이런 부정적인 압력에 직면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도 "만약 코로나19 2차 유행으로 경제 봉쇄가 본격화한다면 그런 낙관주의는 빠르게 위험에 봉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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