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국 정부가 홍콩달러 페그제 약화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사실상 공허한 논의에 그친다고 CNBC가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페그제를 약화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지 못한 데다 홍콩이 달러화를 매입하는 것을 막는 것은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엎을 '핵옵션'이기 때문이라고 매체는 말했다.

싱가포르 DBS의 전략가들은 미국은 "일방적으로 홍콩달러 페그제를 철회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주요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 관리들은 홍콩 은행의 달러화 매입을 제한하는 방법으로 홍콩달러 페그제를 약화시키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방안은 구체화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홍콩달러 페그에 타격을 크게 입히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아문디는 "홍콩이 환율정책을 포함해 통화정책 체계를 설계할 자율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홍콩이 지난 1992년 미국의 홍콩 정책법을 통해 특별 교역 지위를 얻기 이전인 1983년에 홍콩달러 페그가 시행되기 시작했다는 점을 꼬집었다.

또 홍콩정책법에는 미국이 홍콩달러에 대해 달러화가 '자유롭게 교환되도록' 계속 허용할 것이라는 점이 담겼다고 ANZ의 레이먼드 융은 지적했다.

법안의 기술적 부분 말고도 홍콩은 미국이 달러화 매입을 제한해도 환율을 방어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 아문디는 말했다.

홍콩의 외환보유액은 4천400억달러로 도시 전체통화량보다 두배가 많다.

홍콩 중앙은행인 홍콩금융청(HKMA)은 달러화 매입을 위해 인민은행에 도움을 청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인민은행의 외환보유액은 3조달러로 세계 최대 수준이다.

ANZ의 융은 "홍콩과 중국의 중앙정부는 (미국의 페그제 약화 가능성에) 준비가 돼 있다"면서 "폴 찬 홍콩 재정사장은 미국이 홍콩달러 결제를 불편하게 한다고 해도 컨틴전시 플랜이 있다고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홍콩달러 페그제에는 미국의 이해관계도 걸려있다.

아문디는 "핵옵션의 비용은 상당할 것"이라면서 제재가 개별 기관에 대해 이뤄진다면 제한적 영향만 미치고 극단적 조치가 채택 된다면 엄청난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DBS는 "홍콩이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외환거래 중심지이며 세계 경제와 금융시스템과 밀접하게 연동된 글로벌 금융중심지라는 중요성을 고려하면 미국이 달러화 결제 시스템에서 홍콩을 거부하는 것을 실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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