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펀드시장 신뢰가 추락했다.

온라인을 통한 주식 직접투자가 늘면서 공모펀드는 투자 수요가 막혀 설정액 증가가 멈췄다.

금융상품 판매 시장이 암흑기를 맞으면서 프라이빗뱅커(PB)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점 운용형 랩어카운트 상품으로 새 활로를 찾은 PB가 있어 화제다.

류명훈 하이투자증권 대구WM센터 PB차장이 그 주인공이다.







[그림 설명 : 류명훈 하이투자증권 대구WM센터 PB차장]



류명훈 차장은 압축된 포트폴리오로 고객 계좌를 본인이 직접 운용하는 지점 운용형 랩어카운트 방식을 도입했다.

대표적인 상품은 지난해 5월 설정된 '하이-디그니티' 랩어카운트와 올해 1월 운용을 시작한 '하이-리치앤 틸' 랩어카운트다.

'디그니티'라는 명칭은 하이투자증권과 DGB대구은행의 복합점포 이름에서 따왔다.

'리치앤 틸'은 부자를 뜻하는 리치와 평소 선망하던 사업가인 페이팔의 창업자 '피터 틸'의 이름을 결합했다는 게 류명훈 차장의 설명이다.

류 차장은 현재 2개의 랩어카운트 상품에 약 130억의 자금을 직접 운용하고 있다.

하이-디그니티 랩어카운트의 설정일 이후 수익률은 25%로 코스피 지수를 28% 아웃퍼폼하고 있다.

이제 설정 6개월이 된 하이-리치앤 틸 랩어카운트는 11%의 운용성과를 내고 있다.

랩어카운트는 주식형 펀드(공모)와 달리 동일 종목 투자 한도와 주식 최저편입 제한이 없다.

주식형 펀드는 동일한 종목에 대해 펀드 재산의 10% 이상 금액을 투자할 수 없고 주식 최저편입 비중도 50% 이상으로 정해져 있다.

증시가 좋든 나쁘든 운용 기간 내내 주식을 상당 비중 보유해야 하는 셈이다.

다만, 랩어카운트는 증시가 좋지 않거나 일정 부분 수익을 냈다는 판단하에 환매하지 않고 현금을 보유해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다.

또한 펀드와 달리 고객 계좌별로 관리가 가능해 고객이 직접적인 운용지시를 내릴 수도 있다.

환매 수수료가 없고 편입 종목을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다는 점도 펀드와 크게 다른 점이다.

류 차장은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를 위주로 랩을 운용하고 있으며 리스크 관리가 필요할 때 특히 ETF 편입 비중을 늘리는 편이다"며 "증시의 급격한 변동성에도 리스크 관리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랩어카운트를 찾는 고객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 설정된 랩어카운트의 98% 이상은 본사 운용형 상품으로 그 비중이 압도적이다.

류 차장은 지점 운용형 랩어카운트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고객의 신뢰를 구축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평소 월가의 성공 스토리에 관심이 많았지만 사실 실리콘밸리의 성공 스토리에 더 큰 관심이 갔다"며 "상품 이름에 페이팔의 창업자 겸 팰런티어의 수장인 '피터 틸'의 이름을 넣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가는 포지션에 서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랩어카운트가 일반적인 펀드보다 더 현실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믿음을 구축해 새로운 방식의 히트 상품을 탄생시키겠다"고 덧붙였다.

jwchoi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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