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부터 삐걱대던 무역금융 사모펀드의 부실이 삼성자산운용 환매 중단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무역금융펀드가 유동성 확보를 제대로 못 하고 있어서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오는 9월 만기인 '삼성솔루션GAM기무라무역금융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이 65% 지급 확정, 34.4% 지급 연기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공지됐다.

이 무역금융펀드는 총 224억원 규모로 8월말 NAV를 확정한 후 T+30일을 기준으로 만기가 도래한다.

영국 런던 소재의 기무라 자산운용의 펀드를 삼성자산운용이 재간접으로 공급한 상품으로 KB국민은행이 판매했다.

전체 금액 중 34.4%인 77억원 정도가 이번에 만기 연장 가능성이 있는 상태다.

KB국민은행은 만기일이 두 달 앞으로 도래하자 일부 지급 연기 가능성이 있는 부분에 대해 투자자들에 안내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아직 만기 도래하지 않았지만, 판매사가 미리 대처한 것인데 만기까지 유동성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며 "최근 아시아, 아프리카 무역이 락다운 되면서 유동성이 나빠진 것이어서 무역금융 사모펀드 보증서 사기를 당하는 등의 다른 운용사 사례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한때 유행처럼 번졌던 무역금융 사모펀드는 계속 부실이 터지면서 우려가 커졌다.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의 1천611억원어치 무역금융펀드는 금융당국이 판매사에 '전액 반환'하라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도 플랫폼자산운용의 '더플랫폼아시아무역금융 1Y'에 이어 아름드리자산운용의 '대체투자전문투자형사모투자 신탁 7호' 등도 연달아 환매중단을 선언했다.

이어서 삼성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마저 잡음이 일자 '무역금융' 자체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는 주로 아르헨티나 등 남미지역 매출 채권에 투자했고, 플랫폼자산운용 펀드는 싱가포르기업의 매출 채권 등에 투자했다.

환매중단을 선언했던 아름드리자산운용의 무역금융 펀드는 매출채권을 양도했던 회사의 법정관리로 보험 청구 절차가 진행중이다.

무역금융펀드는 시중은행은 물론 국내 중대형 증권사들은 너도나도 판매했던 상품이다.

하지만 코로나19에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면서 상황은 급격히 나빠졌다. 자금회수가 어려워지자 무역금융펀드는 궁지에 몰렸다.

이 펀드는 수출입 과정에서 생겨나는 매출채권에 투자했지만, 매출채권이 애초에 비유동성 자산인 데다 전 세계 무역이 타격을 입으면서 상당수가 자금이 묶이거나 증발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의 확산 속도가 다소 둔화하면서 글로벌 교역이 재개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아직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미·중 무역분쟁도 이어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바닥을 지났을 가능성에 대한 관측을 내놓고 있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실물지표에 대한 기여 측면에서 교역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시기인데 글로벌 교역량을 예측할 수 있는 미국 ISM신규주문지수와 중국수출주문지수가 동시에 상승 기조를 보인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무역 위축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 연구원은 "한국의 6월 수출도 아직 부진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증가율 기준으로는 저점을 확인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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