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대상국 중에서 칠레 다음으로 높은 중가폭



(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우리나라에서 가계신용과 기업신용을 더한 민간신용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 상황을 고려하면 민간신용의 가파른 확대는 향후 실물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도 큰 것으로 지목됐다.

황종률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국 거시경제분석과 분석관은 14일 '최근 우리나라 민간신용 증가 추이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국제결제은행(BIS)의 주요국 민간신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의 민간신용/GDP 비율은 197.6%로 전년 대비 10%포인트(p)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부문별로는 가계신용과 기업신용의 GDP 대비 비율이 각각 95.5%와 102.1%로 전년 대비 각각 3.6%P, 6.4%P 늘었다.

황 분석관은 "과거와 비교해 최근의 증가 추이는 지난 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전후의 증가세 이후 가장 가파른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민간신용/GDP 비율 증가는 기업신용이 중심이 된 가운데 명목 GDP 성장률이 하락한 것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 분석관은 "지난 2018년 1분기 이후 민간신용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6.1% 수준을 유지했으나 명목GDP 성장률은 지난 2018년 1분기 3.9%에서 지난해 4분기 1.5%로 빠르게 둔화되며 민간신용/GDP 비율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까지 가계신용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둔화하고 기업신용 증가율은 확대됐으나 올해 들어서는 가계신용 증가세도 확대 전환되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서도 우리나라의 민간신용/GDP 비율이 높은 수준이었고 최근의 증가세는 상대적으로 더욱 가팔랐던 것으로 나타냈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의 민간신용/GDP 비율은 주요 43개국 평균(156.1%)과 선진국 평균(168.6%)보다 각각 41.5%p, 29.0%p 높은 수준이었다. 특히, 지난 2018년말 대비 증가폭 10.0%P는 주요 비교대상국 중에서 칠레 다음으로 높았다.





이러한 민간신용/GDP 비율이 급증함에 따라 신용위험의 지표로 이용되는 신용갭(Credit-to-GDP gap)도 빠르게 상승해 '주의' 단계로 진입했다고 전했다.

황 분석관은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의 신용갭은 지난 2018년 말(0.4%P)보다 6.6%P 상승한 7.0%P로 '주의' 단계에 진입했고, 최근 수준은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4분기(6.8%P)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황 분석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 등 대내외 경제여건이 악화되는 가운데 민간신용의 가파른 확대가 향후 실물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한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로 저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경우 민간신용/GDP 비율은 더욱 가파르게 상승할 전망"이라며 "민간신용 확대는 채무부담 증가에 따른 민간부문의 투자와 소비둔화로 이어져 실물경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jhson1@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9시 0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