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SK하이닉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비대면) 경제 확산으로 올해 2분기 '조 단위'의 영업이익을 낼 전망이다.

D램은 서버 업체의 증설로 흑자 폭이 커지고, 낸드플래시도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중심으로 가격이 반등하며 적자 폭이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간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8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컨센서스를 실시한 결과, 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조7천6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6.63% 증가했을 것으로 관측됐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분기 1조3천665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후 2분기 6천376억원, 3분기 4천726억원, 4분기 2천360억원, 올해 1분기 8천3억원으로 줄곧 1조원 미만의 영업이익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급증할 경우 5개월 만에 영업이익이 1조원대로 올라서는 것이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이처럼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서버 업체들이 공격적인 증설에 나서면서 D램 가격이 급등한 데 주로 기인한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해 들어 PC용 D램 고정 거래 가격은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홈엔터테인먼트 수요가 증가하며 낸드플래시 가격도 4개월째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반적인 경기 악화 속에 반도체 수출은 비교적 선전했다.

지난 5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수출이 7.1% 증가했고, 6월에도 0.03% 감소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로 주춤했던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도 2분기 말부터는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모바일용 반도체 수요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5월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4월 대비 18.3% 증가해 시장 회복세가 감지됐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평가충당금이 지난 1분기 말 4천642억원에 달했다"며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재고자산평가충당금이 환입되면서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2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반도체 수요가 지속하면서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1조7천444억원, 4분기에는 1조5천905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스마트폰, 게임기 등 세트 업체가 상반기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하반기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추진할 것으로 보여 관련 수요 회복이 기대된다.

각국 정부는 민간 소비 회복을 위한 부양 정책을 시행하고 있고, 연말 중국 광군제(光棍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도 예정돼 있다.

다만 서버 업체들이 올해 상반기 메모리 반도체의 재고를 대폭 늘린 점은 부담이다.

서버 업체들의 수요가 줄면서 하반기에는 메모리 가격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들어 선행지표 격인 D램 현물가격이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는 등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문지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서버 업체들이 충분한 재고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이 보유 재고를 활용하면서 3분기부터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약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재고 소진이 이뤄지며 서버향 메모리 반도체 구매가 재개될 것"이라며 "이후 가격 상승 모멘텀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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