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금융위원회가 일 년 만에 단행한 과장급 인사에서 행정고시 44회 출신들이 전진 배치됐다. 44회 출신이 과장을 맡은 건 오래됐다. 하지만 주무과장 중 가장 중책으로 여겨지는 금융정책과장의 변화는 일종의 세대교체다.

에이스가 돌아왔다. 금융위는 새 금융정책과장으로 이동훈(행시 44회) 과장을 선임했다. 최근까지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의 핵심인 국정기획상황실에 몸담다 3년간의 길었던 파견생활을 마치고 복귀했다.

이 과장의 금융정책과장 선임은 예견됐다. 서기관, 과장 승진도 동기 중 가장 빨랐던 그는 파견생활 중 일찌감치 부이사관(3급)을 달았다.

파견 직전 기업구조개선과장을 담당했던 그는 당시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자금지원의 실무를 담당했다. 현재 금융당국이 대기업 구조조정의 기본 틀로 내세우고 있는 '시장 친화적 구조조정 방안'이 나온 것도 그 무렵이다. 항공, 자동차 등 기간산업에 대한 정책지원이 이뤄지는 지금 금정과장의 중책을 맡길 적임자란 평가다.

이번 인사에서 홍성기 중소금융과장도 서민금융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과거 인사팀장과 대통령 비서실 파견을 거쳐 가상통화대응팀장을 했던 그는 금융위 내 행시 44회 중에서 맏형이다. 금융그룹감독혁신단에서 감독제도팀장을 지낸 손성은 과장도 구조개선정책과장이란 중책으로 자리를 옮겼다.

금융위 주요보직으로 손꼽히는 과장 자리에는 이미 44회가 다수 포진해있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비서관을 지내고, 지난해부터 행정인사과장을 맡은 김성조 과장이 대표적이다. 직전에는 기업구조개선과장을 맡았다.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을 임기 내 보필하며 비서관을 지낸 선욱 과장 역시 기수 내 손꼽히는 에이스다. 현재는 산업금융과장을 맡고 있다.

금융위 첫 여성 정책홍보팀장을 지낸 이석란 금융시장분석과장,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취약계층 가계 부채 부담 완화를 위해 신설한 가계금융과를 이끄는 이수영 과장, 가상통화 대책마련에 밤샘을 마다치 않는다 작년 청와대 경제수석실로 파견간 강영수 과장도 손꼽히는 동기들이다.

또 진선영 기업구조개선과장, 김연준 공정시장과장, 곧 복귀를 앞둔 남동우 과장, 그리고 현재 은성수 금융위원장 비서관인 이동엽 과장도 44회다.

금융위 내 선후배들에게 44회는 '세다'. 다른 기수에 비해 유난히 많은 데다 업무능력도 뛰어나 신망도 두텁다. 이렇다 보니 선배들에게는 든든한 후배로, 후배들에게는 넘기 힘든 선배로 인식을 받는 셈이다.

42회가 맡아오던 금정과장 바통이 44회로 넘어가면서 금융위의 세대교체 시계도 빠르게 돌아가는 모양새다. 내부적으로는 다른 부처에 비해서 승진이 다소 느리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과거보다 조직은 더 젊어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행시 42회의 외부 파견이 다소 이른 감은 있지만 44회 기수들은 일찌감치 조직 내 에이스라는 평가가 많았다"며 "이들이 과장급 보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금융위 내 존재감도 남다르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정책금융부 정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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