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금융당국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완화로 3분기 은행채 발행이 감소할 전망이다.

당국이 한시적으로 LCR 비율을 내리면서 고유동성자산을 쌓아야 하는 은행들의 부담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을 위한 자금 대비를 일부 마무리한 산업은행 등 특수은행도 채권 발행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

14일 채권시장에서는 3분기 은행채 발행 규모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지난 4월 발표한 규제 완화 조치 덕분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 시중은행의 LCR 비율을 외화의 경우 80%에서 70%로 인하하고, 통합LCR은 100%에서 85%로 내린 바 있다. 인하 기간은 일단 9월 말까지로, 당국은 이후 단계적 인상이나 조치 연장 등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LCR은 30일간 순현금유출액 대비 고유동성자산의 비율로, 이 비율이 내려가면 시중은행은 고유동성자산을 그만큼 덜 쌓아도 된다.

시중은행은 정기예금, 은행채, 양도성예금증서(CD) 등을 통한 자금조달을 늘리는 방식으로 고유동성자산을 준비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LCR 비율이 낮아져 이를 맞추기 위해 은행채를 많이 발행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또 대출이 늘어나더라도 은행채를 발행해 대출 자금을 조달하는 대신 이미 풀린 대기성 자금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현재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에 대한 은행 대출은 독려하는 한편,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흘러가는 것은 최대한 통제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이 늘어나더라도 (부동산 규제 등으로) 현재 갈 곳이 없는 대기성 자금이 은행에 있어 굳이 은행채를 발행해서 대출 수요를 커버하지 않아도 될 정도"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 등 특수은행의 채권 발행 필요성도 다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기업 지원을 위한 자금 조달이 일부 마무리됐고,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정부의 규제 완화 조치도 적용받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정부의 기업 자금 지원 속도가 빠르지 않고, 지원 금액이 향후 증액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특수은행채 발행이 감소할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특수은행채는 은행채 가운데 발행 규모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시중은행이 채권 발행을 줄인다고 해도 특수은행채의 주도로 전체 은행권 발행 시장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연합인포맥스 발행만기 통계추이(화면번호 4236)에 따르면 상반기 은행채의 발행 규모는 87조9천200억 원으로, 그 가운데 산업은행과 중소기업은행, 한국수출입 은행 등 특수은행채의 발행량은 67조100억 원이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만큼은 아니더라도 하반기 특수은행채는 순발행이 될 것으로 보고, 시중은행채는 순상환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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