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개인 투자자가 7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국채선물을 대거 매수해 그 배경에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14일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개인으로 분류되는 투자자는 전일에만 3년 국채선물을 3천982계약 사들였다. 개인이 3년 국채선물을 4천계약가량 사들인 것은 지난달 4일 이후 처음이다.

채권시장의 주 참가자인 증권사와 외국인이 3년 국채선물을 각각 약 8천계약과 2천900계약 매도한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개인 매수세가 금통위를 앞두고 유입됐다는 점에 의미를 뒀다.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유력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면서 한은의 경제 전망 하향 가능성 시사가 불가피할 것이란 판단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25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전망 변경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전망 당시 시나리오와 비교해) 코로나19 진정 시점은 조금 늦춰질 것으로 보이지만,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경제활동의 재개가 순차적으로 속속 이뤄지고 있다"며 "기본 시나리오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코로나19 확산세를 인정하면서도 경제재개를 근거로 성장률 전망을 수정할 상황은 아니라고 선을 그은 셈이다.

다만 최근 들어 코로나19를 둘러싼 경제 상황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코로나19 확산에 경제 재개가 늦춰지고 있고, 이에 따라 미국 경기 회복이 늦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는 5월 초기 반등 이후 미국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 자료에서도 이러한 분위기가 관찰된다.

한은은 지난 12일 발표한 해외경제 포커스에서 "미국 서·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일부 주 정부가 경제활동 재개를 중단하거나 이동제한을 다시 강화했다"며 미국 경기 회복이 지연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이 시점에서 개인이 3년 국채선물을 사들였다는 건 펀더멘털 악화에 따른 성장률 전망 조정 등에 베팅한 것일 수 있다"며 "시장이 만장일치 금리동결을 거의 확신하는 분위기여서 다른 이유를 찾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국고채 3년물 금리가 0.85% 수준으로, 기준금리와 격차만 35bp에 달하는 등 매력적이라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슈퍼개미 두고 여러 추정이 오가지만, 개인적으로 가격을 보고 움직인다고 생각한다"며 "어제 가격이 내리니깐 분할 매수한 것 같다"고 말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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