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올해 상반기 보험업계의 원화 초장기 국고채 순매수 규모가 지난해 원화 초장기 국고채 투자액을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국고채 공급 증가로 금리 레벨이 나쁘지 않아 보험사가 초장기 국고채 투자를 확대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채 등 외화채 투자 여건이 그리 좋지 않은 점이 영향을 끼쳤다는 진단도 있다.

14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험사의 원화 초장기 국고채 순매수는 18조8천340억원을 나타냈다.

올 1월 2조952억원, 2월 2조493억원, 3월 4조7천343억원, 4월 3조7천348억원, 5월 1조8천758억원, 6월 4조3천446억원이다.

초장기 국고채 순매수에서 물가연동국채와 원금이자분리채권은 제외됐다.

올 상반기 보험사의 원화 초장기 국고채 투자액은 지난해를 뛰어넘었다.

지난해 보험사의 원화 초장기 국고채 순매수는 17조1천278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8조574억원, 하반기 9조704억원이다.

올 상반기 월평균 초장기 국고채 투자액도 크다. 보험사의 월평균 원화 초장기 국고채 순매수는 2012년 1천909억원, 2013년 6천484억원, 2014년 8천421억원, 2015년 9천362억원을 나타냈다.

2016년 1조927억원, 2017년 1조3천256억원, 2018년 1조2천656억원, 지난해 1조4천273억원, 올 상반기 3조1천39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참가자는 원화 국고채 수급부담으로 레벨이 나쁘지 않아 보험사가 초장기 국고채 투자를 확대했다고 진단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글로벌 금리가 하락했다"며 "하지만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는 크게 하락하지 않고 상승하는 날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국고채 공급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이에 보험사가 원화 초장기 국고채에 대거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미국채 30년물 금리는 올해 초 2.3897%에서 지난달 말 1.4094%로 하락했다. 원화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올 1월 2일 1.652%에서 지난달 말 1.601%가 됐다.

올 1월 3일과 지난달 말을 비교하면 원화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상승했다. 올 1월 3일 원화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1.586%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 6월 12일 국채시장 점검 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재정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올해 국채 발행한도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것도 설명했다.

자산운용사 한 운용역은 "올해 초 시장 일각에서는 수급 부담으로 초장기 국고채가 제대로 소화될 수 있을지를 걱정했다"며 "올 상반기만 보면 그런 걱정은 기우(杞憂)였다"고 말했다.

미국채 등 외화채 투자 여건이 양호하지 않아 보험사가 원화 초장기 국고채 투자를 늘린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은행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난 3~4월 환헤지 여건이 좋지 않았다"며 "그래서 보험사 해외채 투자가 위축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1년 구간 달러-원 외환(FX) 스와프포인트는 연초 마이너스(-) 11.30원에서 지난 3월 19일 -27.00원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통화스와프(CRS) 1년물 금리는 0.840%에서 -1.450%가 됐다.

CRS 금리에서 원화 이자율스와프(IRS) 금리를 뺀 스와프 베이시스는 1년 구간에서 연초 -53.75bp에서 지난 3월 19일 -248.00bp까지 확대됐다.

그는 "지난 5~6월 환헤지 여건이 개선됐으나 금리 하락으로 미국채 등 외화채 금리가 원화채보다 매력적이지 않았다"며 "코로나19 재유행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때문에 보험사가 원화채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6월 26일 송고한 '[보험사 이모저모] 해외채권 투자 주저하는 이유는' 기사 참고)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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