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일본 자동차 기업 도요타가 전기차에 사용되는 전기강판(electrical steel sheet)을 중국 바오우강철그룹으로부터 일부 조달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3일 보도했다.

전기강판은 고도의 생산기술이 필요한 제품으로, 도요타는 지금까지 주로 자국 철강기업으로부터 조달해왔다.

도요타가 바오우의 전기강판을 사용한다는 것은 중국 업체가 품질면에서 일본 업체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최근 도요타는 자국 내에서 생산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HV)와 전기차(EV)에 사용하기 위해 바오우 전기강판에 대한 품질 승인을 내렸다. 바오우는 이미 전기강판을 인도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자동차 대기업이 자국내 생산 제품에 중국산 전기강판을 사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전기강판은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모터 등에 사용된다. 특수 처리된 강재에 전자기를 띠게 하고 불순물을 제거하는 등 고도의 생산 기술이 요구된다. 모터의 효율적인 구동, 에너지 절약 성능과 직결되는 중요한 부분이다.

높은 품질이 요구되기 때문에 지금까지 도요타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었던 곳은 일본제철 등 일부 철강 대기업에 한정돼 있었다.

도요타 간부는 바오우의 전기강판 사용이 아직 제한적이지만 "품질은 일본제와 비교할 때 손색이 없다"며 "(향후) 전기차 보급이 전망돼 (전기강판) 조달처를 다변화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철강연맹에 따르면 바오우는 미국 테슬라에도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EV 등 환경 친화형 자동차의 비중(신차 판매 기준)을 2018년 4%에서 2025년 25%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전 세계에서 전기차가 가장 많이 팔리는 시장으로, 오는 2035년 시장 규모가 1천56만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2018년 대비 시장이 13.7배 커질 것이란 예상이다.

유럽 전기차 시장 규모도 2035년 674만대로 2018년 대비 32.1배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바오우강철그룹은 이와 같은 전기강판 수요 확대 추세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바오우는 2016년 국유기업 바오강과 우한강철이 합병해 탄생한 회사로, 작년 생산량 기준 유럽 아르셀로미탈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바오우의 중국내 전기강판 점유율은 60%를 넘는다. 오는 2023년까지 상하이 제철소에 24억위안을 투자해 생산량을 늘릴 방침이다.

신문은 자동차용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 제품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이 부상하자 일본 철강 대기업들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이 지금까지 건축자재 등 범용 제품을 중심으로 철강을 생산해왔지만, 첨단 분야에서도 추격해 온다면 일본 기업의 수익원이었던 고기능 제품에서 가격 하락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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