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14일 주요 은행 등 기업 실적이 엇갈린 데 따라 혼조세로 출발했다.

오전 9시 49분(미 동부 시각)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6.16포인트(0.1%) 상승한 26,111.96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8.79포인트(0.28%) 하락한 3,146.4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4.51포인트(0.52%) 내린 10,336.34에 거래됐다.

시장은 주요 기업 실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미국과 중국의 갈등 상황 등을 주시했다.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된 가운데, 엇갈린 결과가 나오면서 시장에 뚜렷한 방향성을 제공하지 못했다.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은 예상보다 양호한 순익과 매출을 발표하면서, 개장전 거래에서 주가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다만 채권 등의 트레이딩 분야가 선전한 점이 이들 은행의 전체 실적을 방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대형 은행인 웰스파고는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부진했다. 웰스파고는 배당금도 주당 10센트로 대폭 삭감하며 주가가 큰 폭 하락했다.

델타항공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분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델타항공은 또 최근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항공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한 이유로 오는 8월 예정됐던 운항 증편 규모를 1천회에서 500회로 줄인다고 발표했다. 이에따라 주가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주요 주가지수 선물은 JP모건 실적 발표 이후 일시적으로 상승세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웰스파고 등 부진한 실적에 대한 부담도 커지면서 반락했다.

주요국의 경제 지표도 다소 부진했다.

유로존의 5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2.4% 증가했지만, 시장 예상보다는 덜 강했다.

독일 경제 주체의 심리를 볼 수 있는 유럽경제연구센터(ZEW)의 7월 경기기대지수는 59.3으로 넉 달 만에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예상 60.0에도 못 미쳤다.

코로나19 확산 부담도 여전하다.

미국의 신규 확진자 발생 규모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캘리포니아는 전일 주 전체의 식당과 술집 등의 실내 영업을 다시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경제 재개에 차질이 지속하는 셈이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일방적으로 영해 및 해양 자원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지적하며 갈등 전선이 또 확대됐다.

중국 정부는 미국이 남중국해에 대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면서 강력히 반발했다.

중국은 또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기로 한 록히드마틴에 대한 제재 가능성도 내비쳤다.

여기에 영국 정부는 자국 5G 설비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는 것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을 둘러싼 갈등이 더욱 심화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편 최근까지 숨 가쁜 랠리를 펼친 주요 기술기업 주가가 조정 움직임을 보이는 점도 증시 전체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주요 기술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급등했던 만큼 과매수 상태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날 발표된 미국 물가 지표는 예상보다 강했다.

미 노동부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6% 올랐다고 발표했다. 지난 3~5월 연속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했던 데서 상승세로 반전됐다. 전문가 전망치 0.5% 상승보다도 높았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보다 0.2% 올랐다. 전문가 예상 0.1% 상승보다 양호했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 등을 소화하면서 증시가 숨 고르기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인베스코의 조지나 테일러 멀티에셋 펀드 매니저는 "예측하기 어려운 실적 발표 시즌에 접어든 가운데 바이러스와 관련한 뉴스도 계속 나오고 있다"면서 "또한 경제 지표도 다소 약화한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동안 증시가 양호한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이 이 모든 것을 소화하기 위해 잠시 멈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약세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1.3% 내렸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8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6% 하락한 39.46달러에, 브렌트유는 1.03% 내린 42.28달러에 움직였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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