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유상증자를 등에 업고 대출영업을 재개하면서, 그동안 재개된 건전성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대출 연체율은 올해 들어 1.96%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인 0.87%에 비해 1%P 넘게 급등했다.

케이뱅크의 연체율은 시중은행보다 6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올해 1분기 주요 시중은행의 연체율은 국민은행 0.2%, 신한은행 0.32%, 우리은행 0.33%, 하나은행 0.2%이다. 같은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연체율이 시중은행 수준인 0.2%이다.

연체율 수준보다도 오름폭이 더 큰 문제다.

시중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연체율을 0.2~0.3%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도 연체율이 오름세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0.16%에서 0.2%로 올라, 케이뱅크보다는 양호했다.

케이뱅크는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대출 영업이 확대되면서 연체율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

자본금 증액이 막히면서 대출 규모가 작다 보니,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정기적으로 부실채권 매·상각이 되지 않아서 연체율이 높아진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케이뱅크는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해부터 신규 신용대출 판매를 중단했다. 오는 28일 4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앞두면서 최근 가계대출상품 3종을 내놓는 등 대출영업 재개에 시동을 건 상황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유상증자가 되면 앞으로 여신이 늘면서 매·상각을 할 수 있게 돼 연체율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유상증자만으로 건전성이 해소될 것이라고 보는 건 낙관론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케이뱅크는 분기마다 적자를 기록하면서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결손금이 3천160억원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결손금이 누적되면 자본확충을 해도 증자 효과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대출이 증가한다고 연체율이 낮아질 것이라 보장하기도 어렵다. 부실채권 매·상각은 고스란히 은행 장부상 적자로 기록되는 리스크 행위기 때문이다. 대출이 늘어날 때 부실채권도 함께 증가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현재 케이뱅크 대출잔액은 1조3천억원이다. 카카오뱅크 16조7천억원의 10분의 1 수준이다. 그런데 연체대출 잔액은 264억원으로 카카오뱅크 335억원과 비슷하다.

따라서 케이뱅크가 지금의 연체율을 만들어낸 중신용·중금리 신용대출 중심의 영업을 계속하려면, 대출 건전성을 강화할 다각적 조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2017년 영업을 시작하고 자체 신용평가등급으로 4~10등급 차주에게 내준 대출 비중이 전체 대출의 60%에 달한다.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은행은 코로나19 확산 직전까지 연체잔액이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대출 증가는 연체율 하락의 원인이 아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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