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최근 달러-원 환율이 1,200원대로 올라선 가운데 수급 여건이 환율 하단을 단단히 떠받친 것으로 파악돼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15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1,205.7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10일 1,200원대를 회복하고 1,200원대 초반 레벨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후반부터 대량의 결제 수요와 커스터디 자금이 달러 매수로 유입된 것으로 파악된다.

한 레벨에 1천만달러 이상의 주문이 박혀 있는 소위 'R박기' 매수가 유입되기도 했고, 통상적인 수준보다 많은 결제 수요가 유입되며 달러-원 환율의 하단을 받쳤다.

또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도 관련 달러 매수 물량이 커스터디 은행을 통해 소화됐다.

외인 자금의 리와인딩 수요까지 등장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1,200원 아래에서 달러를 사고자 하는 중소 기업과 개인 고객, 해외 투자와 관련된 일부 업체의 달러 매수 수요까지 유입된 것으로 파악된다.

여러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 매수 수요가 겹친 가운데 최근 며칠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가 부각되면서 그간 주춤했던 롱 심리도 다소 강화됐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결제 물량이 나온 가운데 역외 커스터디도 활발하게 나오면서 최근 달러-원 환율의 하단을 지지했다"며 "1,190원 아래에서는 환율이 막혀 있다는 인식이 워낙 강했기 때문에 달러 매수 물량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수급상 요인 외에도 미·중 무역갈등 등 대외 요인이 롱을 지지했기 때문에 그간 숏을 잡았던 일부 외은 등의 숏커버가 크게 일어났다"며 "외인 투자금 리와인딩이나 싱가포르, 홍콩을 통한 비딩 얘기도 나왔다"고 말했다.

B 은행의 외환딜러는 "달러-원 환율의 하단이 단단하게 지지되고 있는데 커스터디 물량이 언제까지 마무리될지 모르겠다"며 "외국인 주식 순매도 포지션 관련 포트폴리오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몰라서, 수급이 계속 매수 쪽으로 나와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최근 1,200원 부근의 공방은 딜 포지션보다는 사실상 물량에 따라 결정된 것 같은데, 최근 하단이 매우 단단하게 지지된 점은 대량의 결제 수요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덧붙였다.

향후에도 실수급 출회 여부가 달러-원 환율의 하단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초기 임상 실험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거뒀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딜러들은 실수급에 주목하고 있다.

C 은행의 외환딜러는 "모더나 백신 소식은 리스크 온 재료이지만, 달러-원 하단에 실물량과 결제가 얼마나 나오느냐에 따라 달러-원 환율 저점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1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