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외국인이 올 상반기 아시아 채권시장에서 원화채를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장외시장에서만 22조원 넘는 국채를 중심으로 43조원에 육박하는 원화채를 사들인 데 더해 국채선물시장에서도 25조원에 이르는 누적 거래를 달성했다.

15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외국인은 서울 채권시장에서 지난 1월부터 6개월 연속으로 원화채를 순매수하며 약 147조원의 보유액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 상반기 내내 매월 최다 보유액을 갈아치웠다.

특히 지난달엔 국채선물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두드러졌고,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채권시장에서 국내로 유입된 외국인 투자가 가장 많았다.

노무라증권이 지난 10일 발표한 글로벌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채권시장에는 83억달러가 유입됐다. 월 기준으로 지난 2007년 11월 이후 최대 수치다.

중국은 지난 5월 160억달러에서 123억달러로 투자금이 줄었고, 신흥국 가운데선 인도네시아가 4억달러, 인도가 1억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이 같은 원화채에 대한 외국인의 높은 관심에는 우리나라의 재정 건전성과 신용도 대비 국채 금리 수준 등이 높다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분석된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668ㆍ4556ㆍ4256)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상반기 3년 국채선물을 15조3천500억 원가량 사들이며 올해 들어 누적으로 최대 순매수를 기록했다.

10년 국채선물은 상반기 누적으로 9조2천27억원 어치를 매수했다.

장외거래에서는 총 42조8천991억원의 원화채를 사들였다.

국채 22조8천890억원에 이어 공사공단채 2천957억원, 통안채 16조5천496억원, 금융채 3조1천600억원, 회사채 48억원 등이었다.

종목별로는 오는 2029년 12월 만기 도래하는 국고채(19-8호)가 5조8천972억원으로 가장 외국인 매수 규모가 컸다.

오는 2025년 3월 만기 도래하는 국고채(20-1호) 2조6천85억원과 2021년 6월 만기인 국고채(18-3호) 2조84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외국인은 이 외에 국고채 18-1호와 19-5호, 15-4호, 20-3호 등도 1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반면 오는 2028년 6월 만기 도래하는 국고채(18-4)를 6천292억원 순매도했고, 국고채 17-2호와 18-10도 각각 5천억원 넘게 팔았다.

외국인이 보유한 원화채의 보유 기간도 점차 길어지는 추세다.

지난해 초 평균 3.41년이었던 만기 듀레이션은 올해 초 3.80년까지 늘어난 뒤 현재 3.86년 수준에 이르렀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양적완화와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금리가 빠르게 내려왔다"면서도 "국내는 추가경정예산과 뉴딜 정책 등 공급 부담 영향으로 금리가 크게 내리지 않으면서 유사 신용등급을 가진 국가들과 비교해 원화채의 캐리(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채권에 투자) 매력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펀더멘털 건전성도 우수해 이런 이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매수가 들어올 수 있다"며 "최근 듀레이션이 늘어나는 등 외국인 투자가 단기물에서 중장기물로도 옮겨가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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