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 규모를 예정대로 축소하기로 했음에도, 미국 재고가 큰 폭 줄어든 점 등에 힘입어 상승했다.

15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91달러(2.3%) 상승한 41.2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3월 초 이후 약 넉 달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모임인 OPEC+는 이날 오는 8월부터 감산 규모를 축소하는 데 합의했다.

현재 하루평균 970만 배럴인 감산 규모는 공식적으로 하루평균 770만 배럴로 줄어든다.

다만 기존에 감산 합의를 이행하지 않은 국가들이 이를 보충하는 차원의 감산을 이어가 실질적인 감산 규모는 하루 810만 배럴에서 830만 배럴가량이 될 것이라고 산유국들은 설명했다.

사우디는 또 8월 산유량이 늘더라도 이를 국내에서 사용하며 원유 수출 물량은 7월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방침을 밝혔다.

감산 규모 축소가 예정된 사안인 데다, 미준수 국가의 보충 감산 등의 요인도 부각되면서 유가에 이렇다 할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았다.

반면 미국 원유 재고가 큰 폭 줄어든 점이 유가를 끌어올렸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재고가 약 749만 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최대 감소 폭이고 시장 예상 130만 배럴 감소보다 큰 폭 줄었다.

또 휘발유 재고는 315만 배럴 감소했고, 정제유 재고는 45만 배럴 줄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90만 배럴 감소하고, 정제유 재고는 16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기대가 커진 점도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는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와 공동으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초기 임상시험 결과 대상자 45명 전원에서 모두 항체가 형성됐으며, 큰 부작용도 없었다고 전일 발표했다.

또 영국 방송 ITV는 옥스퍼드대학과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으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초기 임상시험 결과가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면서, 결과가 긍정적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백신 기대로 뉴욕 증시의 주요 주가지수도 상승세를 나타내는 등 위험자산 심리가 양호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지만, 이날은 다소 긍정적인 소식도 나온 점이 유가 상승을 도왔다.

일부 외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재로서는 중국과 갈등의 추가 고조를 원치 않으며, 행정부가 준비한 캐리 람 행정장관 등에 대한 제재 방안을 반대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소식에 WTI는 상승 폭을 더 확대해 종가를 형성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감산 규모 축소와 여전한 수요 측면의 불확실성 등을 고려하면 유가가 현 수준에서 빠르게 오르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연구원은 "원유 시장은 균형 회복을 위해서 지속해서 나아가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수요 측면의 전망이 더 명확해지기 전까지는 WTI가 배럴당 41달러 선에서 크게 상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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