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사상 처음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 1% 시대가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기준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처음으로 0%대로 떨어진 영향이다.





16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6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0.89%로 전월과 비교해 0.17%포인트(p) 하락했다. 지난 2010년 코픽스를 공시하기 시작한 이후 코픽스가 0%대로 떨어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잔액 기준 코픽스도 1.48%로 전월보다 0.07%p 하락했다. 신 잔액기준 코픽스는 전월보다 0.08%p 하락한 1.18%를 기록했다. 신 잔액기준 코픽스의 경우 지난해 7월 첫 공시 이후 꾸준한 하락세다.

코픽스는 신한·KB국민·우리·하나·농협·기업·SC제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여기에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한국은행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3월과 5월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0.75%p 인하했는데, 이로 인해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해졌다는 지적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인하되고 은행권에서 수신금리를 잇달아 내리면서 자금조달 금리가 하락한 것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부문에서 본다면 그만큼 유동성이 풍부해졌다고 볼 수 있다"며 "금리 하락은 경기가 회복한다는 신호는 아닌 만큼 1% 아래로 하락한 것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수신금리 인하 행렬도 코픽스 금리 하락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지난 5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자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인하하며 0%대 예금 금리가 등장한 상황이다.

이러한 코픽스 하락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로 이어진다. 통상 코픽스가 하락하면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움직인다. 실제로 코픽스 공시 이후 은행들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조정됐다.

특히 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대로 떨어지면서 사상 처음으로 주담대 1%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다.

농협은행의 경우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에 연동되는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13~3.74%에서 1.96~3.57%로 조정됐다. 우대조건을 모두 충족할 경우 1.96% 금리가 적용될 수 있다.

국민은행도 코픽스 변동에 따라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금리를 2.39~3.89%에서 2.21~3.71%로 내렸다. 우리은행도 2.53~4.13%에서 2.36~3.96%로 조정했다.

신 잔액기준 코픽스는 아직 1%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 7월 공시 이후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 잔액기준 코픽스에 연동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지속적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업권에서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세가 당장 은행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은행 수익성은 가산금리에 기대고 있는 탓이다. 다만 향후 은행 수익이 기존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숫자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 탓에 여·수신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순이자마진(NIM) 하락 등을 바로 대출금리에 반영할 수 없는 만큼 NIM을 방어할 수단은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반기에는 대출 규모 증가로 NIM 하락을 방어했지만, 하반기에는 기존 대출의 자산건전성을 고려해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할 시점"이라며 "해당 비용까지 반영하게 되면 이익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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