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오프라인 유통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성장세를 이어가던 편의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을 비껴가지 못했다.

집 근처에서 소비를 해결하는 '근거리 쇼핑' 확산에도 코로나19로 학교 개학이 늦어지고 유동인구가 감소하면서 2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16일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간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8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컨센서스를 실시한 결과, GS리테일의 올해 2분기 매출은 2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영업이익은 82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7%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관측됐다.

매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하며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부진한 성적표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역시 2분기 매출이 1조3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 감소하고, 영업이익도 509억원으로 16.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1분기 영업이익이 30% 감소한 데 이어 2분기 연속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이다.

업계 3위 세븐일레븐 역시 지난 1분기 8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는 적자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올해 들어 편의점 실적이 저조한 이유는 코로나19 확산 때문이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에는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대형마트보다 집 근처 편의점에서 소비를 늘릴 것이란 이유에서 편의점은 수혜주로 분류됐다. 하지만 학교 개학이 늦어지면서 과자, 음료를 비롯한 가공식품과 도시락, 햄버거, 튀김류 등 즉석식품 매출이 감소했고, 유동인구 자체가 줄어들면서 편의점을 찾는 발길이 줄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편의점은 지난 3월 매출이 전월 대비 2.7% 감소해 통계개편 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줄어든 데 이어 4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1.9% 감소하며 두 달 연속 감소하기도 했다.

정부의 재난지원금 사용 가능처에 편의점이 포함되면서 반짝 특수를 예상했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GS리테일의 경우 슈퍼 부문이 재난지원금 사용으로 월 매출이 10%가량 증가했지만, 호텔 부문의 투숙률 부진과 보유세 증가 부담으로 영업적자가 더욱 확대된 것이 전체 손익에 악영향을 미쳤다.

BGF리테일은 GS25에 비해 지방 점포 및 관광지·대학가 등 특수점 비중이 높아 유동인구 감소, 개강 연기 등 코로나19 악재에 실적 타격이 더 컸다는 분석이다. BGF리테일의 지난 3월 특수점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해 일반 점포(5.1% 감소)보다 부진했다.

또 CU에 PB식품을 납품하는 자회사 BGF푸드의 영업손실이 확대된 것이 실적 감소폭을 키웠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주요 상권의 집객력을 회복하지 못했고, 신규 출점을 지속하고 있음에도 기존점 매출 성장이 제한되면서 전체적으로 실적이 부진했다"면서 "3분기 이후에도 드라마틱한 개선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 실적 반등 기대감은 크다.

2학기가 시작되면 부분적 개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신규점 출점을 통한 성장이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도 최저임금 시급이 올해보다 1.5% 증가하는 데 그친 것도 긍정적이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내년도 객수 상승률이 올해 1~2월 수준인 2.8%를 달성하면 점포 매출 성장으로 최저임금 상쇄가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며 "현재 영업환경이 이례적인 상황이고 향후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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