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한국판 뉴딜과 금리정책 딜레마
[데스크 칼럼] 한국판 뉴딜과 금리정책 딜레마
  • 한창헌 기자
  • 승인 2020.07.1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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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한국판 뉴딜이 윤곽을 드러냈다. 정부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서 2025년까지 총 160조원을 투자해 일자리 190만개를 만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지난달 초 3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당시 공개했던 80조원 수준의 초기 계획보다 투입 자금이 두 배로 늘었다. 국비 114조1천억원과 지방비 25조2천억원, 민간투자 20조7천억원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보다 한발 앞선 부양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주요 선진국은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공포에 휩싸여 있다. 경제 재개를 미루는 곳도 적지 않다. 당장 금융불안 제어와 코로나 피해 복구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코로나19 방역에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인 덕분에 한국 정부는 과감하게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는 수요 진작책을 제시했을 것으로 보인다.

기대 효과와는 별개로 재원 문제는 또 논란거리다. 국비는 재정 집행을 의미한다. 기존 예상보다 두 배가량 늘어난 탓에 재정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구체적인 조달 방안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다른 세출을 줄여서 돈을 마련하는 세출구조조정 방식은 한계가 따를 전망이다.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으로선 적자국채 발행을 통한 재원 마련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 규모도 상당할 수 있다. 채권시장이 예상을 뛰어넘는 114조원 숫자에 화들짝 놀란 이유다.

한국판 뉴딜 관련 재정 집행은 내년 이후 집중된다. 올해는 3차 추경 재원을 활용해 4조8천억원이 집행될 예정이다. 2021~2022년과 2023~2025년 중 각각 44조원, 65조원의 집행이 이뤄진다. 올해보다는 내년 이후 국채 공급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얘기다. 채권시장은 올해만 세 차례 추경이 진행되면서 물량 압박의 홍역을 치르는 중이다.

시장은 또 한국은행 바라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국채 매입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금리 상승을 제어해주길 바랄 것이다. 정부 재정의 조달금리를 낮추는 차원에서도 한은의 국채 매입은 불가피한 수순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쉽지 않다는 이유도 있다. 한은 기준금리는 0.5%로 제로금리에 근접해 있다. 실효하한은 유동적이라는 점에서 추가 인하도 가능하지만, 절대 금리상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금리 정책의 한계로 한국형 양적완화 등 비전통적 통화정책에 대한 고민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판 뉴딜이 대규모 재정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통화당국 입장에선 초저금리 기조를 상당기간 유지해야 할 당위성도 생겼다. 이 부분도 내내 한은의 고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추경과 한국판 뉴딜 등의 약발이 먹혀 경기가 일부 살아나도 금리 정상화 작업은 요원한 일이 될 수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물가안정목표 점검 설명회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통화완화 정책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위기가 진정되면 확장적인 조치들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해 나갈 방안에 대해서도 미리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부동산 과열 등 금융 불균형의 심화를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되지만, 당장 정책 스탠스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 금리 정상화로의 정책 변화가 만만치 않은 환경이고 지금의 초저금리가 지속된다고 보면 채권시장도 미리 떨고 있을 이유는 없다. 막대한 재정이 풀린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금리가 오르는 걸 방조하진 않을 것이란 기대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부장 한창헌)

ch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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