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최근 중국 증시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한국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연기금도 중국 주식에서 기회를 포착하는 모습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한지방행정공제회는 중국 주식 위탁 운용사를 선정한다고 공고했다.

행정공제회가 중국 주식 전문 위탁운용사를 선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행정공제회는 기존에도 중국 주식에 투자하긴 했지만, 전문 위탁운용사를 선정한 것은 앞으로 전문성을 강화하고 기회를 엿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원 자격은 해외주식(중국) 운용자산(AUM)이 100억원 이상이며 운용상품을 최소 3년 이상 운용해 본 자산운용사다. 직접 운용 또는 재간접 형태로 운용되는 펀드며 사모 또는 일임 펀드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행정공제회가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중국 주식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것은 아니다.

행정공제회에 따르면 중국 주식 투자액은 500억원 규모로 오히려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다. 유독 중국 주식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전체 포트폴리오 중 해외 주식 비중이 감소하면서 자연스럽게 동반 축소되는 상황이다.

행정공제회 운용자산 중 주식 비중은 2017년 말 기준 24.6%에서 지난해 말 14%까지 줄었다. 올해 말에는 주식 비중이 13.1%까지 축소될 예정이다. 해외주식 비중도 이에 따라 올해 말 3.4%로 감소한다.

행정공제회의 운용자산 총액 예상치는 올해 말 15조6천억원이다. 이를 고려하면 해외주식 투자 규모는 5천304억원이다. 중국 주식 투자액 500억원 정도면 전체 포트폴리오의 0.3%, 해외 주식 내에선 10%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문 운용사까지 선정하는 만큼 행정공제회는 중국 주식에 더 힘을 싣고 해외 주식 포트폴리오 내 비중을 키울 가능성도 커졌다.

행정공제회 관계자는 "전체 포트폴리오 내에서 해외 주식 비중을 줄이는 추세라 중국 주식 투자액을 갑자기 확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중국 주식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고 더 면밀히 들여다보는 차원에서 전문 운용사를 뽑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이 연기금 업계 전반적으로 확산할지는 미지수다.

국민연금은 2025년 말까지 전체 자산군 중 해외주식 비중을 35% 내외까지 늘리기로 한 만큼 중국 기업의 회계가 더 투명해지고 규제가 완화하면 중국 주식 비중을 확대할 공산이 크다.

반면 국민연금을 제외한 대부분의 연기금은 해외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고 주식 부문은 전반적으로 축소하는 추세다. 중국 주식만 비중을 늘리기에는 아직 이점이 불확실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른 연기금 관계자는 "중국 주식은 별도 관리하기보다는 위험이 여전히 있다고 판단해 신흥시장 자산군으로 묶는다"며 "주식 전문 운용사를 선정할 계획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군인공제회와 교직원공제회 등 자산 규모가 큰 연기금의 해외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중국 주식은 7~10% 수준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증시는 지난달부터 단기간에 큰 폭으로 뛰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5월 말 2,852였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달 3,458을 단기 고점으로 찍은 뒤 현재 조정을 받는 중이다. 불과 한 달 반 사이에 주가지수가 21% 넘게 급등한 셈이다.

국내 투자자들도 이를 기회로 본듯 돈을 쥐고 중국 증시에 뛰어들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5일까지 2주간 국내 투자자들의 중국 주식 순 외화증권 결제금액은 1억3천400만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매수 결제금액은 2억1천400만달러에 이른다.

지난 6월 한 달간 외화증권 매수 결제금액이 1억6천910만달러, 순 결제금액이 8천900만달러였던 것을 고려하면 국내 투자자들의 공격성이 드러난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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